한나라당이 확 달라졌다고?
정부에 연일 쓴소리...총선 염두에 둔듯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달라졌다. 하지만 진정으로 환골탈태한 것인지, 달라지려는 시늉을 하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아무튼 한나라당의 변신은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어서 이채롭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지난 6ㆍ2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과 정부의 쇄신을 촉구한데 이어 7ㆍ14전당대회의 대표적인 공약인 '수평적 당청관계'를 위해서인지 요즘들어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거수기'라는 비아냥이 들려도 고개를 들지 못하던 당 대표부터 초선 의원까지 최근에는 "정부와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건강한 관계"(안상수 대표, 7일 당청회동)를 만들겠다면서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다.
특히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8일 "앞으로 당청관계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를 서로 공유하며 함께 달려가는 수평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주요현안에 대해 당정협의를 강화하고, 당 주도로 민심의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내에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는게 요즘 분위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시 개편안과 관련, "정부가 일방적으로 홍보도 없고 당정협의도 없이 발표했다"며 적절한 홍보가 없었던 것은 정부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상임위 활동 역시 정부에 대한 견제를 톡톡히 하고 있다. 홍정욱 의원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의혹이 불거져 나오자 "외무고시 2부시험 합격자의 40% 이상이 외교부 고위 공무원의 자녀"라고 직격탄을 날려 외교부 채용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전 같으면 야당의원의 몫을 여당의원이 해낸 셈이다.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여당 의원이 이럴 줄 몰랐다"며 어쩔줄 몰라했다는 후문이다. 한 초선의원은 "정부 공무원들이 상임위 활동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그런 날카로운 질의를 할 줄 몰랐다'며 놀라워한다"며 "여당 의원은 언제까지나 자신들을 비호하는 줄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오히려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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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당에서 반기를 드는 배경에는 "이대로 갈 경우 총선에서 전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6ㆍ2지방선거와 7ㆍ28 재보궐 선거를 통해 냉혹한 민심을 거듭 확인한데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8ㆍ8내각 인사청문회와 장관 딸 특채 논란 등 정부와 청와대의 잇딴 실책이 민심과 여론을 크게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 봐도 어이없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아직은 그나마 청와대를 의식할 수 밖에 없지만 내년이면 의원들의 반격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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