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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6조 회장과 17억 사장이 말하는 '상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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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회장- 협력사 사장 속시원한 '상생토크'
중기애로사항 실감··기금·기술개발 지원 및 교육프로그램 마련 절실
포스포 납품은 자랑, 회사 더 늘리고 싶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영상 4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던 지난 19일 오후 인천시 서구 공단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선일기공 공장.
대중소기업상생협력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회사를 방문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마중을 나온 김호식 선일기공 사장과 반갑게 인사를 한후 공장을 견학했다. 정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현장 직원들의 작업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며 궁금한 사항은 곧바로 김 사장에게 질문했다.

김 사장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연 매출 17억원, 직원수 17명에 불과한 '구멍가게' 수준의 중소기업에 매출 26조원의 대기업 포스코 회장이 왔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정 회장 도착 전 김 사장은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떨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공장 사무실로 이동해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허물없이 대화를 주고 받았다. CEO들간에는 보이지 않는 공감대가 있는 것일까.
선일기공은 포스코의 2차 협력사다. 양사는 1차 협력사인 서울엔지니어링을 통해 맺어졌다. 서울엔지니어링은 고로에 쓰이는 풍구라는 제품을 포스코에 공급하는 업체이며, 선일기공은 서울엔지니어링에 공장 자동화가 불가능한 부분을 수작업으로 정밀 가공해 납품하는 임가공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창업연도(1968년)가 같은 포스코와 서울엔지니어링은 성장의 궤를 함께했다. 포항제철소 운용 초창기부터 양사는 매번 기술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했다고 한다. 또한 포스코는 물품대금을 정확한 날짜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고 서울엔지니어링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제철소의 가동에 기여했다. 이를 토대로 서울엔지니어링은 풍구 제품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른바 '상생협력' 덕택이었다.

서울엔지니어링은 포스코와 함께한 상생 문화를 고스란히 2차 협력사들에게 전수했다. 10여년전 김 사장을 만난 오세철 서울엔지니어링 회장은 영업활동과 원자재 구입을 대행해주는 등 선일기공이 생산활동에만 전념토록 지원하는 한편 불량품이 나와도 선일기공에 떠안기지 않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대금을 100% 현금결제 해줬다.

두 회사의 동반자 관계는 포스코의 대표 상생사례로 선정돼 지난 1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패밀리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김 사장은 2차 협력사 대표로 축사를 했다.

김 사장은 정 회장에게 "포스코 상생정책이 그동안 몸에 와닿지 않았는데 협약식 참석후 포스코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느꼈다"면서 "옛날에는 삼성이 2차 협력업체까지 챙겨서, 삼성에 납품하는 것이 자랑이었지만 요새는 포스코에 납품하는 것이 자랑"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어려운 점이 뭔지를 물었다. 김 사장은 "공장을 더 키우고, 기계도 더 사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직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신청하고 싶어도 여력이 부족한데 인력관리 등 2~4차 협력사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포스코가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곧바로 김 사장에게 포스코가 진행하고 있는 기금 지원 및 기술개발 지원 제도에 참여할 것을 권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보겠다고 답했다.

선일기공에 이어 진흥주물 견학을 모두 마친 정 회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상생협력 대책에 연구개발(R&D) 및 특허지원 방안을 추가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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