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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다 싼 아파트 값.. 더 깎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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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삼산주공아파트1단지 주민들 분양전환가 인하 요구 나선 사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아파트 가격 하락의 불똥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임대 후 분양전환' 아파트로까지 번지고 있다.

▲ 삼산주공1단지 주민들 폭염 속 분양전환가 인하 촉구 집회
지난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본부 앞.

푹푹 찌는 날씨였지만 평범한 가정주부들이 대부분인 부평구 삼산타운주공1단지 임대아파트 입주민 27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일부 어린이와 참가자들은 더위에 쓰러져 119 구급차에 의해 실려가기 까지 했다.

이들이 폭염속에서 대부분 생전 처음이라 어색하기 짝이 없는 '집회'를 열게 된 것은 분양 전환을 앞두고 소유주인 LH에게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살고 있는 삼산타운주공1단지 1873가구는 LH가 지난 2004년 5년 임대후 분양전환을 조건으로 분양했다. 2005년 6월 입주해 보증금 2500만~3800만원을 내고 월 19만 8000원~27만 5000원의 임대료를 내며 5년 동안 살아왔다.

그러던 중 분양전환 기한인 오는 8월 2일을 앞두고 최근 LH는 분양전환가격을 책정해 각 가구에 통보했다. 69㎡(21평) 9200만~1억 100만원, 79㎡(24평) 1억 400만~1억 1500만원, 82㎡(25평) 1억 1000만~1억 2100만원 등이다.

이 가격은 주변 아파트의 시세의 70% 수준이다. 주변에선 전세값 수준의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입주민들은 너무 비싸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분양전환가 책정의 기준이 된 표준건축비의 적용 시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장현민 삼산타운1단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003년 모집 공고 시 최초 분양가가 산정됐고, 2005년에 입주했으니, 표준건축비도 당연히 2004년에 고시된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서민들이 대부분인 입주민들이 집을 사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서민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LH가 서민들을 내쫓으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2004년 표준건축비를 적용해 분양전환가를 16% 내려달라는 게 입주민들의 요구다.

하지만 LH는 관련 법상 분양전환 시점의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입주민들은 20일 오후 LH인천본부, 오는 8월 6일 LH본사 앞에서 각각 항의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 아파트값 폭락으로 분양전환 프리미엄 줄어들어

LH가 공급하는 '임대 후 분양전환' 아파트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 수단으로 각광받아 왔다. 싼 값의 임대료를 내고 일정 기간 거주하다 돈을 모아 아파트 값을 내고 LH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임대 후 분양전환' 아파트는 최근 10년 새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동안 시세보다 싼 값에 공급된다는 점이 부각돼 일부에선 '프리미엄'까지 붙은 불법 임대차 양도 사례가 적발되는 등 '투기'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졌다.

이에 따라 임대후 분양전환 아파트의 입주자들은 분양 전환때 "싼 값에 집을 얻었다"며 주변의 부러움을 사는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면서 '임대 후 분양전환' 아파트의 입주자들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아파트의 실제 가격이 하락하면서 LH가 공급하는 분양전환 아파트의 가격도 예전만큼 싼 가격이 아니게 된 것이다.

입주민들의 입장에선 비슷한 규모의 주변 아파트 시세가 하락한 반면 LH의 분양전환 가격은 2~3년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해 그만큼 분양전환으로 인해 얻는 이득이 줄어들었다.

특히 프리미엄을 내고 임대차권을 사서 입주한 사람들의 경우 아파트 가격 폭락으로 인해 큰 손해를 보게 돼 반발하고 있다.

실제 삼산타운1단지의 경우도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 최대 1억4000만원(79㎡형)의 프리미엄을 주고 임대차권(분양권)을 불법 양도받은 사례가 적발됐었다.

해당 입주자의 경우 프리미엄 이상의 수익을 기대했지만, 현재 시점으로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단 현재 보증금 포함 1억4000여만원이면 살 수 있는 집을 보증금 포함 총 1억7000여만원을 주고 사 앉은 자리에서 3000만원을 손해를 봤다.

게다가 비슷한 규모의 주변 아파트 시세도 2억원 초반 대에서 1억원 후반대로 4000만~5000만원 하락했다. 최소 7000만~8000만원을 손해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산타운1단지 처럼 분양전환을 앞둔 LH 소유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분양전환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오는 9월 분양전환 예정된 인천 부평구 소재 한 임대아파트 주민은 "현재 주민들이 모여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집회에도 참가할 생각"이라며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 일반 분양을 받은 사람들은 평당 500만원에 입주했는데, 5년이나 지난 지금 더 못사는 서민들인 임대 입주자들에게는 800만원을 주고 아파트를 사라는 게 말이 되냐"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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