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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상장 코스닥기업 모럴헤저드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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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우회상장사들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이다. 우회상장을 위해 실적을 부풀리는 것은 물론 상장 이후에도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 재무제표상 순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등 회계 장부 조작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우회상장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호재공시를 낸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해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금융감독당국이 우회상장과 관련한 제도강화 개선안을 도입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개선안이 사실상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코스닥기업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모든 우회상장에 대해 증권선물거래소가 신규 상장에 준하는 자격심사를 벌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을 퇴출시키겠다는 제도강화 개선안을 도입한데 이어 최근 한국거래소 역시 우회상장과 관련해 심사규정을 강화하겠다며 적극적인 강화된 제도도입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재무상태를 떠나 우회상장 발표만 나면 주가가 급등하는 시장의 분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 감독당국 역시 상장제도보다는 상폐 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퇴출에 방점을 찍고 있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회상장 후 상장유지 위해 온갖 방법 동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샤인시스템을 통해 우회상장한 제노정보시스템은 6개월여만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수천억원대 호재성 계약공시를 낸 후 유상증자로 자본을 조달했다. 상장유지를 위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이미 자본 잠식 상태가 심각해 감자결의로 주가를 희석 시키고도 결국 지난 5월31일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한편 전기차 제조업체 씨티앤티(CT&T)가 우회상장을위한 '쉘'로 선택한 CMS는 금융감독원으로 부터 합병신고서를 제출했으나 3번이나 퇴짜를 맞은 이후 박종훈 전(前) 대표이사가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횡령규모가 크지 않고 우회상장 결정 전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상장폐지이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잃은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상장이 여의치 않으면 철회하면 그만이지만 이미 눈덩이 처럼 불어난 투자액을 투자자들의 피해로만 돌리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우회상장사 도덕불감증 갈수록 심각= 사실 우회상장사의 도덕적 해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세청은 지난해 우회상장한 9개 기업에 대해 1100여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이들 우회상장사는 상장과정에서 비상장법인 사주가 친인척이나 임직원 등의 명의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상당 지분을 명의신탁으로 보유한 다음 비교적 부실한 코스닥법인의 주식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던 것.

이후 비상장법인 주식을 고가로 평가해 코스닥법인 주식과 교환함으로써 비상장주식을 상장주식으로 전환한 다음 호재성 발표 등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시점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해 거액의 자본이득을 거뒀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지난달 3일 과징금 부과하고 과징금 부과사유를 통해 비상장기업 대주주들이 우회상장하면서 증여세 등 거액의 세금을 탈세한 사례가 포착됐다며 변칙적인 우회상장으로 건전한 자본시장 발전을 저해한 경우라고 못박았다.

엄격한 계상기준과 평가방식이 적용되야할 재무제표도 서슴없이 허위로 작성하는 사례도 포착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불공정거래 행위 등 혐의로 상장사 T사와 이 회사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상장사 대표는 허위 매출을 계상하고 회계상 비용부분을 자산으로 계상해 순이익을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사용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는 등 부당이득을 취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우회상장사가 본래 소규모 법인인 점을 감안할때 불공정 거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감독 당국이 우회상장 제도와 감독 규정을 보완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하고 있으나 이를 피해 상장한 회사들로 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도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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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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