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에 일조량 역대 최저..재배농가 피해속출
배추, 무, 고등어 등 농수산물 가격 천정부지
구제역 파동, 원자재 상승, 지방선거 등 악재 수두룩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한포기에 6000원에 육박하는 배추, 3000원을 훌쩍 넘어버린 고등어, 6000원 하는 닭고기 등 농수산물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이상기온에 따른 일조량 부족과 출하량이 감소하는 시기인 4월이 겹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피해에 시달리는 가운데 한국이 농산물발(發) 에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 구제역 파동, 지방선거에 따른 농촌 인력 부족 등 물가불안 악재들이 산적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농수산물 가격=
2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냉해와 일조량 부종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채소, 닭고기, 수산물 등이 가격이 4월 한달동안 크게 올랐다. 특히 양파는 조생종 생산 감소와 출하지연으로 지난 달 같은 기간 대비 11.7%나 가격이 상승했다. 무와 대파, 풋고추 같은 채소 및 과일 가격 역시 치솟을대로 치솟았다.수박(10kg당 2만3466원)과 참외(15kg당 9만974원) 역시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42.5%, 25.6% 급등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민들의 먹을거리로 사랑받아 온 갈치와 명태 값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고등어와 갈치가 지난해 대비에 크게 상승해 갈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비해 29.1%나 높다. 닭고기도 지난해 대비 19.0%이상 올랐다.
방문규 농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은 "지난 겨울 한파와 대설, 잦은 강수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부진과 병충해 발생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부터 3개월간의 일조량은 평년의 80.2%에 불과했다. 특히 3월 상순 일조량은 평견의 21.7%에 불과했다.
배추의 경우 겨울 배추 저장물량 부족과 봄배추가 약 10일정도 지연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또한 수박ㆍ참회 등 과채류 생산감소와 저온 등으로 좋은 품질 제품이 줄어들면서 가격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과ㆍ배 등 저장과일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산지 농어가는 가격 상승 폭이 생산량 감소 폭을 크게 밑돌면서 소득 감소로 속앓이를 하는데도 서민가계는 생활비 부담 등 물가상승의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애그플레이션 우려 커진다=
지난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풀린 유동자금이 시장에 넘치는 상황에서 농수산물ㆍ원자재 가격까지 뜀박질하면 당장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우려된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수산물, 원자재 등의 가격 파동과 함께 나타나는 물가상승 현상을 말한다. 농산물 가격변동성이 커지면 농산물을 재료로 하는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다른 공산품의 가격 상승을 촉발 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물가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다.실제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물가 상승률이 3개월 째 3%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개 기본생필품으로 구성된 2월 생활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구 농촌경제연구소 연구원도 "농산물 가격은 소비자 물가의 바로미터(잣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 급등은 다른 생필품 가격의 불안정성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및 이상기온에 따른 농산물 가격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불안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물가를 잡기 위해 경제회복을 위축할 가능성 있는 부분에 대해 검토도 면밀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락이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일단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시설채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5월 말께부터 물가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채소 생육촉진, 온도ㆍ토양 수분조절 등 영농기술 지도를 통한 농산물 재비관리 강화로 공급 원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수산물은 정부 비축물량 방출, 민간 재고 물량 출하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하는 고등어 비축물량을 4월 말까지 700t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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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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