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사라진 많은 젊은이들로 인해 봄기운은 며칠째 거리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해군을 위한 변명을 해주지 못하는 분위기지만, 그래도 새삼 우리에게 해군이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은 매일 분명히 각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당분간 우린 마음 놓고 웃기를 삼가야겠지요. 화사해야할 4월은 그렇게 3월이 마지막까지 남긴 상처를 핥느라 분주한데, 봄볕이 든 자리엔 키 작은 풀들이 꼼틀거리고 담쟁이의 손아귀엔 한껏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성북동의 길상사엔 여전히 법정의 생전 흔적을 보려는 이들로 날이 저물도록 붐볐지만, 그곳 역시 몇 년 전에 가봤던 소박한 살림살이는 사라지고 너무 변해버렸습니다.
할머니가 그저 넘겨주었던 무소유의 정신은 간 데 없고 곳곳 언덕까지 소유의 흔적만 가득한 건물들이 속속 들어섰습니다. 우선, 입구에 우뚝 선 3층짜리 신축 복합건물은 차라리 ‘성북가든’이란 간판이 어울릴 만큼 위세가 당당했지요.
덩치를 키우다보니 어울리지 않게 도로변으로 크게 돌출되었고, 건물 추녀 선은 본래의 한옥들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짧고 날렵해 조화롭지 못했습니다. 주위 가옥들은 물론 성북동 전체의 균형도 파괴해 길상사를 다시 찾은 봄이 낯설어 합니다.
언어로써 지은 업을 스스로 지우겠다며 자신의 이름으로 된 모든 저서의 절판을 희망했던 법정과 단기간에 벌수 있는 수십억원 이상의 기대이익을 포기한 출판사. 하지만 절판되고 없다는 ‘무소유’를 기어이 소유하겠다고 수십만원을 투자하는 네티즌들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낍니다.
길상사가 국민들에게 잠시 무소유의 화두를 던진 상징이었다면, 봉은사는 소유의 화두를 던져 주고 있습니다. 봉은사에서는 구업(口業)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누가 어떤 자리에 가서 이런 저런 말을 했다”와 “나는 그를 알지 못한다”의 차이는 대체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말을 한 사람이 있고 현장에서 들은 사람이 있었고, 그 사실을 전한 사람이 있습니다. 셋 모두가 입을 다물면 없었던 일이 되지만, 한 사람이라도 입을 열면 이토록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생깁니다. 무소유를 말했던 선사가 간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조계종단이 소유의 화신으로 부각되고 있는지 애석하기만 합니다.
비슷한 상황은 삼청동의 총리공관에서도 연출되고 있지요. 돈 봉투를 건넸다는 사람과 모른다는 사람, 그리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삼자 간에 겪는 번민이 이렇게도 서로 상황이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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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를 둘러싼 문제도 삼청동에서 있었던 비밀도 조만간 결론이 나겠지만, 그 결론은 누구도 승복시키지 못한 채 또 다른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4월도 참 바쁘고 골치 아프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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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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