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송윤아의 얼굴은 영화 '시크릿' 개봉 전이었던 지난해 11월보다 야위어 보였다. 살이 빠진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오히려 체중이 많이 늘었다"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송윤아가 14일 개봉하는 영화 '웨딩드레스' 홍보차 11일 오후 서울 인사동 한 호텔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났다. 임신 10주차에 접어든 '예비엄마' 송윤아는 무척 조심스럽기도 하고 매우 행복해 보이기도 했다. 생애 첫 아이를 맞는 세상 모든 어머니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스스로 '모성애'라는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송윤아의 환한 미소 속에는 어머니의 강인함이 숨어 있는 듯했다. 그의 새 영화 '웨딩드레스' 역시 강한 모성애를 그린 작품이다.
위암 말기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싱글맘'이 평소 잘해주지 못했던 초등학생 딸과 마지막 순간을 보낸다는 것이 영화의 주 내용이다.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웨딩드레스'는 신파 영화의 뻔한 과장을 피해 담백하고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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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뽑아내는 설정이 없었기 때문인지 극중 인물들은 드러내놓고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지 않는다. 넘쳐 흐르는 눈물샘을 틀어막다 마침내 한 방울 떨어뜨리고 말 뿐이다.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 딸의 눈물 한 방울, 딸에게 들키지 않으려 참다가 놓친 엄마의 눈물 한 방울은 그래서 더욱 진하다.
"영화 속에서 딸 소라(김향기 분)를 혼내는 장면도 원래는 눈물을 흘리는 설정이 없었는데 연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예요. 죽기 전날 밤 라디오를 듣다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NG라고 생각했는데 안 울고 찍은 걸 빼고 그걸 쓰셨더군요."
송윤아는 이 영화를 하고 나서 '몇 년 전에 이 영화에서 연기를 했다면 엄마 역을 잘 소화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러운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 정형화된 아줌마로서의 엄마를 떠올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는 저 나름대로 만들어 놓은 엄마의 상이 있었어요. 그야말로 전형적인 아줌마이고 어른인 엄마였던 것 같아요. 몇 년 후 저도 나이를 먹고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엄마가 되는 모습을 보니 다들 어른들이 아니더라고요. 지금의 저도 철이 없고 애 같아서 어른이 아닌 것 같아요. '웨딩드레스'에서는 그런 엄마를 연기하려고 했어요."
연기자로서 "촬영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 그는 "잘 알려진 사람이기에 사생활을 침해당할 때 가끔 힘들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당분간 촬영현장의 행복함을 누릴 수는 없지만 그 사이 그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행복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웨딩드레스'는 30대 후반의 자연인 송윤아와 15년 경력의 배우 송윤아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되기 직전의 송윤아를 담은 마지막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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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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