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분양시장 침체로 대규모 손실 불가피
-수익률 악화 따른 투자자 피해 우려도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던 금융투자사들이 개발 시장 침체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실적은 곤두박질쳤고 금융계 부동산 큰 손으로 불리던 미래에셋도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의 한 분양토지신탁은 지난 9월말 가결산 결과, 176억1365만원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 말 자기자본의 15.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지난 4월 가결산(185억) 때보다는 금액이 줄었지만 아직까지 대량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인해 부실채권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KB부동산신탁은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타겟으로 한 '부동산사업'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해 왔고, 위탁자로부터 땅을 받아 금융비용을 조달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 후 수익금율 되돌려 받는 분양형 토지신탁이 주된 사업이었다.

문제는 경기 침체로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부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 지역 등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되찾았지만 지방 부동산의 경우 아직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분양형 토지신탁을 운용한 신탁사들의 수익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ㆍ대한토지신탁ㆍKB부동산신탁ㆍ한국자산신탁ㆍ생보부동산신탁ㆍ다 올부동산신탁ㆍ코람코자산신탁ㆍ아시아신탁ㆍ국제자산신탁 등 9개 전업부동산신탁사들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1703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6%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415억원, 35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부동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했던 미래에셋그룹의 부동산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래에셋은 지난해초 부동산 114를 인수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인 미래에셋D&I를 신설하며 활동폭을 넓혔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대형 건물들의 매입 계획을 취소하고 투자범위를 줄이고 있다. 미래에셋은 최근 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씨티그룹센터 계약을 철회한 바 있다. 또 박현주 회장의 야심작이었던 미래에셋 D&I도 미래에셋컨설팅에 흡수, 자문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자체를 예측할 수 없는데다 수익률 악화에 따른 펀드 판매 저조로 자금 흐름이 예전처럼 원활하지 않아 부동산 사업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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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전문가들은 금융투자사들이 시장에 대한 충분한 진단 없이 고수익만을 노리고 진출한 것이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부동산사업으로 인한 현금 흐름 악화가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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