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퇴임 후 회사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대부분 반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이 관심에 모아지 있다. 이를 두고 개성 강한 이 전 부회장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경우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삼성과의 관계를 깨끗히 청산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며 즐겁게 일해 왔는데, 현업을 물러난 마당에 특별 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며 삼성의 전직예우를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올초 사장단 인사에서 상담역으로 물러난 이 전 부회장은 회사가 퇴임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하는 수억원의 연봉과 사무실 · 차량 · 비서 제공 등의 혜택을 모두 반납하게 됐다. 배짱 좋고 개성 강한 이 전 부회장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지만, 인사 과정에서 불편해진 삼성과의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부회장은 2001년부터 2007년 초까지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을 맡아 삼성 휴대폰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었던 인물. CEO 재임 기간 중에는 '미스터 애니콜'이란 애칭이 늘 따라다녔던 삼성 휴대폰의 산증인이다.

하지만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부회장에서 상담역으로 물러나는 과정은 개운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2007년 정기인사 때 기술총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에는 인사불만을 이유로 출근을 거부하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겉으로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모양새였지만, 사실상 CEO직을 떼면서 최지성 사장에 밀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 부회장은 결국 지난해 인사를 통해 '황의법칙' 황창규 사장과 함께 상담역으로 물러났다.

한편, 삼성은 사장으로 퇴직한 사람에게 첫 3년은 상근 상담역,나중 3년은 비상근 자문역을 맡겨 3억~5억원의 연봉과 품위 유지에 필요한 각종 혜택을 지원한다. 부회장으로 퇴직하면 이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사실상 '종신 예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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