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추자현은 충무로에서 무척 독특한 존재다. 쉬운 길을 마다하고 매번 어려운 길을 선택한다. '파격'이라는 단어를 몰고 다녔던 영화 '사생결단'에서의 연기변신을 시작으로 지난해 개봉한 '미인도'에선 요염한 기녀로 출연해 과감한 연기를 선보였다.

충무로 여배우들이 흔히 택하는 안전한 선택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작품 다 주연도 아니었고 CF에 도움을 줄 만한 캐릭터도 아니었다. 여배우들이 극도로 기피하는 노출 연기도 개의치 않았다. 추자현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충무로 투자자들이 대부분 고개를 저은 잔혹 스릴러 '실종'이다.

● "강한 캐릭터에 매력 느껴"

장르는 다르지만 세 작품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라는 점에서 추자현의 연기 취향을 다소간 읽을 수 있다. 추자현은 "강하게 각인되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뒤늦게 스스로를 분석했다.

영화 '올가미' '손톱'으로 유명한 김성홍 감독이 7년 만에 연출한 '실종'은 애초부터 추자현을 염두에 두고 쓰인 작품이었다. 김성홍 감독의 그러한 설명에 추자현은 "시나리오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을 결정했다"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무모하지만 당차고 자신 넘치는 결정이었다. 선배 배우 문성근의 캐스팅 또한 추자현이 단번에 계약서에 서명하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였다.

"배우는 영화의 장르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해요. 주로 드라마 위주로 하다 보니 장르에 대한 생각이 많지 않았죠. '실종'에 출연하기 전까진 스릴러가 뭔지도 몰랐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스릴러 장르에 필요한 연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 "너무 몰입해서인지 촬영 끝나면 공허해져요"

추자현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물불 안 가리고 밀어붙이는 특징이 있다"고 자평했다. 연기에 임할 때는 자신을 비워놓고 한동안은 극중 인물처럼 살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배우들은 카메라가 돌아가면 바로 캐릭터에 빠져드는 노하우가 있다는데 전 제 자신을 다 비우고 빠져들어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가끔은 너무 빠져들어서 제동을 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추자현은 웃었다.

"촬영이 다 끝나서 집으로 돌아오면 공허해져요. 추자현도 다 버리고 연기하다 보니까 어쩔 땐 내가 어떤 아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추자현은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센 이미지의 배우'로 불리기도 한다. 늘 하던 캐릭터와 장르에서 벗어나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강한 캐릭터를 즐겨 연기하는 배우로 낙인 찍힌 것이다.

● 자립형 한류스타, "중국에선 멜로퀸 대접 받아요"

혈혈단신 중국으로 건너가 무명에서 시작해 스타가 된 '자립형' 한류스타 추자현은 "중국에선 제 기사가 나면 백설공주라는 닉네임이 따라붙는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농담 같지만 사실이다. 중국에는 추자현의 국내 출연작들이 소개되지 않아 현지 팬들은 '미인도'의 기녀 이미지를 상상도 못 한다고.

추자현은 이제 국내에서도 "사랑스런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희망사항을 밝혔다. 때마침 긴 머리도 가볍게 잘라 한결 발랄하고 어려 보인다. "액션영화와도 어울리고 로맨틱 코미디와도 잘 어울리는 카메론 디아즈처럼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쾌활하고 유머러스한 추자현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희망이 현실로 구체화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