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장사 57곳서 임기 안채우고 중도퇴임
용돈벌이용 전락·구체사유 등 제재 필요
"솔직히 말해 코스닥 업체는 사외이사가 필요 없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도 용돈 벌이 수준인 거죠"
코스닥 상장사의 사외이사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사외이사가 중도 퇴임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사외이사 중도 퇴임을 알린 상장사는 57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5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도중에 회사를 떠난 셈이다.
사외이사 임기는 보통 3년. 하지만 임기를 1년도 채우지 않고 단지 '일신상의 사유'로 퇴임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을 보면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앞두고 있거나 횡령ㆍ배임 등의 악재가 뒤늦게 터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가 아무런 이유 없이 중도에 그만두는 것에 대해 금융 당국의 제재가 필요하다"며 "일신상의 사유라는 간단한 사유면 면피가 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가 물러나는 보다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상장사가 사외이사를 선임한 뒤 일정 기간 내 중도 퇴임했을 경우 특별한 사유를 내놓지 못하면 미선임으로 인정하는 등의 규정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있었으나 규정화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코스닥 업체 관계자들도 사외이사 제도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A 코스닥 업체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당시부터 경영진의 아군이 될만한 인물을 물색하곤 한다"며 "주요 기관이나 정부 쪽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경영에 플러스 효과를 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만기가 완료된 사외이사 후임을 선임할 예정이다. 물론 회사 경영진을 통한 지인이 사외이사에 무난하게 선임될 것이란 전언이다.
B 코스닥 업체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사 결정에 있어 견제하는 눈이라지만 코스닥 상장사에선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아는 사람끼리 용돈 벌이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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