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무리한 공장 투자로 유동성 부족 문제
쌀과자 '쌀로별'로 유명한 ㈜기린이 4일 전격적으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기린은 이날 오후 5시경 공시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린은 "향후 부산지방법원에서 신청서와 관련자료의 서면심사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부산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 재산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을 접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69년 부산에서 삼립식품으로 창립돼 1981년 현재 사명으로 바꾼 기린은 국내 최초로 쌀로 만든 과자 '쌀로별'을 선보였으며 독자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본젤라또'를 내놓았다. 특히 쌀로별은 1987년 출시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기린의 대표 장수제품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빙과·제과·제빵 등 3개 공장을 무리하게 지으면서 끌어들인 차입금이 문제가 돼 결국은 이같은 절차를 밟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은 2006년 5월 수원공장 아이스크림 라인과 같은 해 11월 수원공장 제과·제빵라인을 준공했고 이듬해인 2007년 11월 부산 정관공장을 준공하는데 약 65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경기가 급속히 침체되고 원자재값이 급등한 가운데 환율까지 올라 현금유동성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게 된 것이다.
게다가 2006년 4월 공사중이던 수원 제과공장에서 불이 나 원래 빙과, 제빵공장만 새로 지으려 한 계획이 수정돼 화재 때문에 제과까지 3개 공장을 모두 신축하게 된 상황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보험사의 방화 의혹 제기로 아직까지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기린은 현재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청구 소송을 벌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CJ제일제당 등과 진행 중이던 인수합병(M&A) 협상이 무산되면서 기린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협상 무산의 가장 큰 이유는 양측의 매각대금 차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린은 2~3월경 롯데제과에 주문자부착생산(OEM)방식을 통해 자사의 쌀과자를 납품하려고 했으나 이 또한 준비과정을 이유로 5월달로 지연됐다.
당초 기린은 자사가 보유한 부산 해운대 인근의 부동산 매각과 승소할 경우 받게 되는 화재보험금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였으나 경기침체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린 관계자는 "부산에 있는 부동산이 매매된다면 수 백억원 정도의 자금이 생기고 현재 두 번 승소하고 마지막 한번이 남아있는 보험소송 또한 이길 것으로 예상돼 100억원 정도가 들어올 것"이라며 "이번 신청은 자생의 기회를 마련하자는 것으로 개선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 목표를 2007년보다 38.7% 많은 1200억원으로 잡는 등 공격적인 경영 목표를 세웠던 기린은 지난해 93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올해 1,2월달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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