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의 정치조직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일본 정국에 또 한 차례의 회오리가 예고되고 있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오자와 대표의 정지자금관리조직인 '리쿠잔카이(陸山會)'가 10년간 3억엔(약 47억원)에 달하는 정치헌금을 니시마쓰건설에서 받은 사실을 입수, 리쿠잔카이의 회계책임을 맡아온 오자와 대표의 제1비서 등 3명을 3일 긴급 체포하고 사무실수색에 나섰다.
일본의 정치자금규정법은 타인 명의의 헌금이나 기업이 정당을 제외한 단체에 헌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도쿄지검특수부는 오자와 대표의 제1비서인 오쿠보 다카키(大久保隆規)가 이들 자금이 니시마쓰 측의 자금인 것을 알면서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오쿠보 제1비서는 "단순히 정치후원금"이었다고 정치자금회계장부에 작성, 허위기재에 따른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으로 3일밤 긴급 체포됐다.
니시마쓰 측은 자사의 퇴직 임원이 대표를 맡고 있던 '신정치문제연구회' '미래산업연구회' 2개의 유령 정치단체를 통해 1억5000만엔의 헌금을 했으며 자회사의 명의로 헌금을 분산시켜 리쿠잔카이에 헌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러한 양측의 진술에 근거해 오자와 대표가 헌금 실태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놓고 수사를 진행시키고 있으며 니시마쓰건설이 다른 국회의원들에게도 불법 정치자금을 헌금했는지도 조사하기로 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오자와 대표는 3일 당 간부회의에서 "정치 자금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하고 4일 기자 회견을 열어 재차 결백을 입증할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오른팔 격인 제1비서가 체포된 만큼 신뢰를 잃은 오자와가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옹호하는 세력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오자와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파문이, 지지율 침체로 허덕이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에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자민당원들은 "가뭄 끝에 내린 단비" "오랜만의 호재"라며 2009년도 예산안과 2차 추경예산안 표결 등 향후 정치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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