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내 놓는 기업분석 보고서에는 주가가 아무리 급락하는 종목이라도 투자의견 '매도(Sell)'를 찾아볼 수 없다.
20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금까지 국내 증권사 기업분석 리포트에는 투자의견 '매도'가 단 한 건도 없었고 '매도'와 비슷한 급인 '비중축소(ReduceㆍUnderperform)'는 4건에 불과했다. 크레듀가 지난달 유진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현대하이스코와 한국타이어가 한국투자증권과 한화증권으로부터 '비중축소'를 제시받았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제시하는 투자의견은 적극매수-매수-중립-비중축소-매도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외국계 증권사들이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국내 기업에 과감히 '매도'를 외치는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업계 특성상 '매도'를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씨티그룹이 지난 17일 고려아연에 대해 펀더멘탈이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다며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을때 삼성증권은 금ㆍ은 가격강세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며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금융이 지난 13일 골드만삭스로부터 투자의견 강등(중립→매도) 및 목표주가 하향조정을 받았을 때에도 하이투자증권은 '매수'에서 '보유'로, 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중립' 또는 '보유'를 유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권사들이 투자의견 '매도'를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증권사가 기업에 대해 혹평을 하면 업체들은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을 방문할때 쉽게 대문을 열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직접적인 '매도'의견 보다는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낮게 책정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2월 들어 현재주가보다 낮은 목표주가가 제시된 기업은 하이닉스, 두산중공업, 현대산업개발, 소디프신소재 등 44개사에 달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매도 의견에 워낙 인색한 한국 증권사들이 제시한 현재가 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보고 투자의견 '보유'를 곧 '매도'로 자체 해석 하기도 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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