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불황에 따른 수출 급감으로 전후 최악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일본이 수출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는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지난해 4·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은 연율 -12.7%(전기대비 -3.3%)로 전후 2번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8%, 유로존이 -5.7%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발 금융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던 일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日성장률 쇼크, 심각한 수출의존 결과 = 일본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후퇴한 최대 요인으로 '수출 급감'을 꼽고 있다.
작년 4분기 수출은 전 분기에 비해 13.9%나 침체됐다. 작년 9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 이후 미국·유럽뿐 아니라 신흥국 소비도 급격히 얼어붙어 해외 시장 전반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일본의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6년 10%에서 2007년에는 18%까지 높아졌다. 이는 일본 경제가 버블붕괴 이후 호황기였던 2002~2007년새 수출의존형 경제로 서서히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 경기 침체로 해외 수요가 급감하자 수출의존형 경제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전기 대비 GDP 성장률 -3.3% 가운데 3%는 수출부진에 의한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좀처럼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BNP파리바의 가와노 료타로(河野龍太郞)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도 경제성장률은 사상 최악이었던 1998년도의 -1.5%를 큰 폭으로 밑돌아 -2%대 중반까지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日, 수출의존형서 탈출 시동 = 세계적 불황에 따른 수출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자 일본 정부는 수출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은 16일 "자원·식량·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 외화를 수출로 벌어들였다"면서 "어느 정도의 수출 의존은 당연하지만 지나친 것은 좋지 않으며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내수 의존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추가 경기부양책에는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이 대거 반영될 전망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6일 추가 경기부양책을 위한 2009년도 추경예산 편성에 들어간 정부와 여당은 다년간에 걸친 공공사업계획을 올해 집중 편성할 계획이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광섬유망 정비나 공공시설의 내진화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내수 및 고용 확대를 통해 수출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에너지 효율 개선과 경제의 빠른 회생을 도모하는 '녹색 뉴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日경기침체.. 해법은 케인즈정책? =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 와세다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경기 침체가 심각한 것은 미 주택·소비버블·엔저버블·수출버블 등 세계적 버블이 동시에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2~2007년의 경기확대기에 수출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은 세계적 버블에 의존한 성장 구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구치 교수는 또 "미국의 버블이 꺼진 이상 생산·고용 조정이 한층 가속화하면 일본 경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재정확대를 통해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케인즈정책을 도입해 경기침체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채발행 규모를 2배로 늘려 30조엔 규모의 재정을 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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