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신년기획] 돈이 돌아야 내수가 산다
작년 문닫은곳 403개사.. 전년比 39%↑


2002년 충북 청주에서 중소건설사를 설립한 김영수(49·가명)씨는 회사를 설립한지 7년째인 지난해 연말, 결국 회사문을 닫았다. 지방건설사치고는 적지 않은 규모인 100여명의 직원을 두고 공공공사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온 김씨는 2006년까지만 해도 청주의 대표적인 젊은 사업가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06년부터 김씨의 사업은 조금씩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공공공사의 입찰기준에 최저가격을 써내는 기업이 유리하도록 한 300억원 이상 공사에 대한 최저가낙찰제 의무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가격만 낮춰 쓰면 되는 입찰방식인 최저가낙찰제 시행으로 건설사간 제살깎이식 출혈 경쟁이 이뤄졌다.

더 이상 관급공사 수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 김씨는 주택사업쪽으로 눈길을 돌려 시행사와 손잡고 아파트 시공을 맡게 됐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하면서 이 아파트는 약 80%가 미분양으로 남게 됐고, 시행사는 결국 부도를 맡게 됐다. 김씨의 회사도 결국 같은 처지에 놓였고,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수 없게 된 김씨는 작년 연말 폐업신고를 해야했다.

경기침체가 가속되면서 지방 건설사들의 부도율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300억원 이상 규모 사업의 최저가낙찰제 시행은 건설사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김씨처럼 회사 문을 닫아야 한 지방 건설사는 55개(전문건설사 제외)에 이른다. 작년 일반건설회사 중 부도를 맞은 곳은 수도권을 포함해 총 170곳, 전문건설회사까지 포함하면 403개로 전년도 대비 39%나 증가했다.

지방중소건설사의 경우 공사규모의 대형화, SOC예산 축소, BTL사업 증가 등에 따른 공사물량 부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지속적인 SOC예산 축소로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지역중소건설업체는 작년 1건 공사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상당수다.

건설사들은 이에 따라 최저가낙찰제의 문제점을 보완할 것, SOC예산 및 건설투자를 확대할 것, 지방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권홍사 건설협회 회장은 "건설산업의 위기는 단순한 건설업만의 문제를 넘어 금융산업과 연관산업 및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회안정망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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