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 #."신영마라톤펀드에 가입하고 싶습니다."
펀드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3년차 직장인 박미진(28,여)씨는 평소 관심을 두고 있던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펀드에 가입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A은행을 찾았다. 상담을 받던 김씨는 잠시후 의아스러운 점이 생겼다. 펀드가 설정된 지 최소 3년은 된 상품인 줄 알았으나 불과 작년에 설정이 된 상품으로 나온 것. 판매 직원은 "당사를 통해 펀드 계좌에 가입하는 고객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가입 조건은 똑같을까해서 물어봤더니 수수료는 물론 수익률에서도 차이가 났다. 김씨는 우선 비교가 불가능해 가입을 미루기로 하고 은행을 나섰다.
펀드 수수료 차등화 및 펀드이동제 시행이 임박하며 판매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실제 이름이 같은 펀드라도 클래스를 나눠 수수료 조건이 다른 펀드가 판매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를 중심으로 펀드 판매 수수료 인하가 시작되고 있다. 펀드 판매 수수료는 펀드 가입시 원금에서 미리 떼어가는 일회성 비용이며 매년 부담하는 보수와는 구분된다. 증권사들은 주로 판매 수수료를 인하하며 고객 유인 작전에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번 달부터 49개 펀드의 판매수수료를 없앴고 교보증권도 지난 7월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7개 펀드에 대해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도 일부 상품의 판매수수료를 기존 1%에서 8%로 인하했다.
그럼에도 당초 펀드판매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은행권의 움직임은 소극적이다. 대형은행은 그동안 은행 전용 클래스상품을 만들어 판매해왔다. 이에 이름은 같아도 수수료 체계는 가지각색인 상품이 늘어나게 됐다.
예를 들어 외환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판매되는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F1호(주식)'의 경우 운용보수와 판매사보수를 합친 신탁보수 1.6%를 부과하는 것 외에 1%의 판매사 선취수수료를 떼고 있다. 반면 신영증권, 한화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와 일부 은행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2002년도에 설정된 원 펀드의 경우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합쳐 1.55%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어 훨씬 저렴하다.
한편 펀드판매수수료 인하 경쟁은 내년 초 시행되는 판매사 이동제로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펀드 판매 이동제는 가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펀드보수가 낮은 다른 판매사로 펀드 계좌를 옮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똑같은 펀드지만 판매보수를 확 낮추게 되면 대다수 펀드고객들이 펀드 계좌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며 "보수 및 수수료를 대폭 낮춘 펀드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판매사별로 판매 수수료와 보수 체계를 비교해보고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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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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