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민 안전 위협 및 언론 탄압"
유무죄 판단 1심과 동일…양형부당 주장 받아들여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보다 2년 늘어난 형량이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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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윤성식)는 12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장관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유무죄 판단 자체는 1심과 동일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와 계엄 관련 문건 전달 장면 목격 사실 위증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무죄로 인정됐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계엄 관련 문건을 건네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위증 혐의 등에 대한 판단 역시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가볍다고 보아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국민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소방청장에게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한 행위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물리적으로 침해할 뿐 아니라 그곳에서 근무하는 국민들의 생명·신체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합법적인 비상계엄 상황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위법한 행위라는 것이다.

실제로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재판부는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온전히 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 선포 지연과 예상보다 이른 국회의 해제 결의, 지시의 불법성을 인식한 소방청장과 차장이 불법성을 덜어내고 우회적으로 전달한 데 기인한 것이지, 이 전 장관의 의지나 의도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절차에서 자신의 범행 실체를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위증한 행위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등 주요 기관 시간대별 봉쇄 계획과 소방청의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내용이 포함된 지시 문건을 교부받은 점도 인정됐다. 재판부 문건에는 '22시 국회, 23시 민주당사·선관위, 24시 언론사, 소방청, 단전·단수' 등이 기재돼 있었다고 판단했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특정 언론사를 언급하며 "24시에 경찰이 투입되니 경찰의 요청이 오면 협력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한 발언도 경찰의 단전·단수 요청이 오면 협조하라는 지시에 해당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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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판부는 이 전 장관에게 유리한 사정도 일부 인정했다. ▲계엄 선포 이전에 내란을 모의하거나 예비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 ▲단전·단수 조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지 않은 점 ▲전체 내란 폭동행위 중 피고인이 관여한 비중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이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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