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간 마라톤 협상'에도 평행선…총파업 기로 선 삼성전자, 이견 좁힐까
오늘 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
상한 폐지·제도화 vs DS 특별 보상
극적 합의 이룰까, DX 반발도 변수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중재 아래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마지막 협상을 벌인다. 노동조합은 협상이 불발될 경우 이달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이번 기회에 양측이 의견을 좁히고 극적 합의를 이룰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삼성전자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2차 사후조정 회의를 개최했다. 전날 노사는 같은 장소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11시간30분 동안 1차 사후조정 회의를 거쳤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2차 조정회의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며 "그 결과가 합의든 결렬이든 우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전날 취합한 양측의 입장을 반영해 이날 조정안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노사가 요청해 합의 여지가 있을 경우, 조정이 연장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사후조정의 핵심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성과급은 경제적부가가치(EVA)의 10%를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고 있다. 노조에서는 이 같은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미래 투자 재원 확보 등을 고려할 때 명문화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대해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낼 경우 특별 보너스를 통해 경쟁사 이상 수준의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지난 3월 교섭에서는 적자가 지속됐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실적이 개선됐을 때 최대 75%까지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방안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일시적인 특별 성과급 지급 방식과 성과급 상한 폐지 자체를 제도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산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영업이익을 성과급으로 분배하는 방식이 고착화하면 기업의 투자 재원이 흔들리고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노사 갈등이 증폭되자 사장단이 나서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달래기에 나섰지만 막판까지 사측이 성과급 상한 폐지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에서 '전사 공통 재원 확보'를 통한 성과급 균등 배분을 주장하는 가운데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사측이 DS 부문에 특별 보상까지 제시한 만큼, 실적이 부진한 DX 등 다른 사업부까지 성과급을 더 배분하는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적자 사업부에 대해서도 거액의 성과급을 배분하게 되면 성과주의 원칙 자체가 깨져버린다"며 "적자가 난 부서와 흑자가 난 부서 모두의 요구가 묶여 있는 상황이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종래에 사측이 제시했던 기본급 인상안, 샐러리캡 인상안, 주택대부 제도 도입 등 복지 확대 방안이 추가로 제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천피 때 망설였던 사람들, 지금도 못 사" 7조 ...
하지만 여전히 노조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으면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노조는 이날까지 이틀간 예정된 사후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