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기금, TPA 도입 등 자산배분전략 전면 개편해야"
연기금의 바람직한 자산배분 전략 심포지엄
"채권, 더이상 안전자산 아냐…운용환경 변화"
"국내비중확대·대체자산위험관리 체계 등 필요"
국내 연기금의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통합포트폴리오 운용체계(TPA)를 도입하는 등 자산배분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연기금의 바람직한 자산배분 전략 심포지엄'에서 "국내 연기금이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고려한 TPA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TPA는 목표 수익률을 우선시하기 위해 주식과 채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등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자산군별 배분을 유연화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다른 자산배분전략보다 수익률이 높다. 이 실장에 따르면 TPA 도입 기관의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8.6%인 반면 TPA를 도입하지 않은 연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7.2%였다.
이같은 개선책이 필요한 것은 연기금의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국면에서 연금의 수입을 줄고 지출은 증가할 뿐더러 고물가가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손실 우려는 커진다"며 "국내 연기금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나 인공지능(AI) 버블 우려 등으로 사모신용, 인프라 투융자 부문에서 손실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채권이 더이상 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존 캠벨 하버드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주식시장이 1% 변동할 때 채권 수익률이 얼마나 변하는지 보여주는 채권 베타값 2010년대 -0.2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이 값이 양(+)의 영역으로 돌아서면서 주식의 헤지수단이었던 채권이 주식과 동조화하고 있다"며 자산배분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실장은 기금 특성을 고려한 세단계 TPA 도입 방식을 제시했다. 그는 "단순 패시브 포트폴리오인 레퍼런스 단계(1단계)로 기금의 위험 감내도를 설정한 뒤 중기 운용 방향성을 제시하며 위험조정성과 제고를 목표로 한 전략적 단계(2단계)가 필요하다"며 "마지막으로 다양한 자산군으로 구성하는 액티브 포트폴리오와 전체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을 하는 액티브 단계(3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단계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이 각각 65%, 35%라면, 2단계에선 해외주식 40%, 국내주식 10%, 해외채권 10%, 국내채권 25%, 대체자산 15% 등 세분화하는 방식이다. 최종 3단계에선 위험 선호도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해외주식 35%, 국내주식 18%, 해외채권 7%, 국내채권 23%, 대체자산 17% 등으로 조정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이 실장은 코스피 시장 재평가에 따른 투자 비중 확대, 대체자산에 대한 위험관리체계 고도화, 기금별 환헤지 전략 수립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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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이 동조화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석구 한국투자공사 통합자산2실 실장은 "채권이 현재처럼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의 기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도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투자공사에선 안전자산을 채권 외에 금, 원자재, 헤지펀드 등으로 재정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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