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판결로 본 골프장 각종 사고

봄철 라운드 시즌을 맞아 골프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지만, 관련 안전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2개월 내 선고된 판결을 중심으로 카트 낙상 사고와 타구 사고, 파우더룸 미끄럼 사고 등 골프장 안전사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살펴봤다.


골프공.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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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중 사고 관련 판결은

법원은 라운드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서 골프장 운영자에게는 골프장을 안전하게 관리할 주의의무를, 경기보조원(캐디)에게도 골퍼의 안전을 확인하고 안내를 할 주의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특히 사고를 당한 골퍼 스스로에게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단한다.

①앞 팀 골퍼가 스윙한 공에 강타

2022년 7월 오후 5시경 원고 A 씨는 직장동료와 함께 한 골프장에서 골프 경기를 시작했다. 원고 A 씨는 이날 7번 홀 그린 전방 40m 지점에서 대기 중이었다. 원고 A 씨의 선행 조에서 골프를 치던 피고 B 씨는 8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했다. 그런데 피고 B 씨가 친 골프공이 7번 홀로 날아와서 원고 A 씨의 얼굴을 강타했다. 이 사고로 원고 A 씨는 좌안 안와내벽골절, 외상성 전방출혈, 망막진탕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원고 A 씨를 보조한 캐디는 피고 C 씨, 피고 B 씨를 보조한 캐디는 피고 D 씨였음. 피고 E 사는 이 골프장을 설치·관리하는 회사다. 원고 A 씨는 피고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3월 11일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 씨에게 약 604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2023가단106913).


재판부는 "골프장에서 골프 경기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골프공이 다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으니, 골프공이 나아갈 가능성이 있는 방향을 항상 조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피고 B 씨가 8번 홀에서 티샷을 하기 직전 7번 홀을 마쳤으므로, 7번 홀과 8번 홀의 위치, 구조, 간격, 지형적 특징 등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B 씨는 골프공이 나아갈 수 있는 범위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골프공을 부주의하게 타격해 골프공이 7번 홀 방향으로 날아갔으므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캐디인 피고 C,D 씨 역시 지형적 특징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피고 B 씨를 보조한 캐디 D 씨는 원고 A 씨가 포함된 조의 7번 홀 경기 진행 상황을 확인해 그 조를 안전장소에 피신하게 한 후 피고 B 씨가 티샷을 하게 하거나, 적어도 7번 홀에서 골프 경기를 하고 있는 후행 조인 원고 씨 등에게 "볼을 친다"고 알리는 등의 주의를 환기할 의무가 있었고 △원고 A 씨를 보조한 캐디 C 씨는 피고 B 씨가 포함된 선행 조의 8번 홀 경기 진행 상황을 확인해 그 조의 일원이 8번 홀에서 티샷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적어도 7번 홀에서 골프 경기를 하는 원고 A 씨 등 후행 조 경기자를 안전한 장소에 피신하도록 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는데 이를 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 E 사의 책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E 사는 두 캐디에 대한 사용자 책임과 법령상 요구되는 안전시설 설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골프 경기의 경우 다른 참여자가 친 골프공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날아갈 수도 있으므로 골프 참여자들은 다른 참여자가 골프공을 칠 때 공의 방향을 확인하는 등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주의를 다할 필요가 있다. 원고 A 씨도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원고 A 씨는 사고를 당할 당시 골프 모자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만약 골프 모자를 착용했다면 골프공을 눈에 맞는 결과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같은 팀 골퍼가 친 공에 맞은 경우

함께 골프를 즐기던 동료 골퍼의 공에 맞는 사고에서 법원은 공을 타격한 골퍼의 과실을 인정했다.


2024년 9월 원고 F 씨는 피고 G 씨 등과 함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피고 G 씨가 친 공에 후두부를 가격당했다. 이 사고로 원고 F 씨는 열린 두개 내 상처가 없는 진탕,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 두피의 열린 상처 등을 입었다.


인천지법은 4월 17일 "피고 G 씨는 원고 F 씨에게 약 83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25가단209610). 재판부는 "골프 경기 참가자는 경기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펴 상해를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피고 G 씨는 원고 F 씨가 전방에 있는 상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그대로 골프공을 타격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 G 씨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원고 F 씨도 피고 G 씨가 친 공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날아갈 수도 있으므로 피고 G 씨가 공을 칠 때 그 공이 놓인 선상보다 앞에 나가 있으면 안 되고, 앞에 나가 있는 경우에도 피고 G 씨가 공을 제대로 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공을 치기 전 뒤로 이동하거나 예상 가능한 타구 방향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등 안전을 확보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고 밝혔다.


골프 카트 낙상·인조 잔디 미끄러짐 사고에선

운행 중인 골프 카트에서 골퍼가 떨어지거나 인조 매트 등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


③골프 카트에서 떨어진 사고

골프 카트에서 떨어지는 사고에서는 캐디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언제나 캐디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원고 H 씨는 2022년 6월 오후 12시 30분경 한 골프장에서 캐디가 운전하는 전동카트의 조수석 뒷좌석에 타고 이동하다 오른쪽 바닥으로 떨어져 열린 두 개내 상처가 없는 경막외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 H 씨는 골프장 운영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전주지법은 3월 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2가단20483). 원고 H 씨는 "캐디가 내리막길과 좌·우회전 시 속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운행하다가 좌회전 길에서 그대로 좌회전함으로써 우측으로 밀려 바닥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고 현장 영상에 따르면, 사고 발생 장소가 내리막으로 보이기는 하나, 아직 좌회전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따라서 캐디가 원고 H 씨의 주장대로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좌회전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④인조잔디 미끄러짐 사고

골프 코스에서 걷다가 인조 매트가 설치된 내리막 경사진 곳 중 매트를 이어 붙인 울퉁불퉁한 부분에 걸려 미끄러졌다며 소송을 낸 사건도 있다. 원고 J 씨는 2023년 11월 오전 7시 50분경 한 골프장에서 일행들과 함께 2번 홀에서 3번 홀로 이동하던 중 이 사고로 외측복사의 골절, 폐쇄성, 발목 및 발 부위의 인대 파열의 부상을 입었다. 원고 J 씨는 해당 골프장 운영사와 체육시설업자 배상책임에 관한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 K 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울산지법은 4월 9일 원고패소 판결했다(2025나11078).


재판부는 사고 발생 지점이 내리막 경사로이고 인조 매트 마감처리가 완전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골프장 운영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현장의 상태나 단차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고 △현장 사진만으로는 단차로 인한 낙상 위험을 단정할 수 없으며 △사고 당일 최저 기온이 영하 1.7~0.7°C였고 사고 발생 시각이 오전 7시 50분경이었으므로 원고 J 씨도 서리로 인한 미끄러움을 충분히 예상 가능했고 △원고 J 씨는 주 2회가량 이 골프장을 이용하는 회원으로서 그 상황과 지형에 익숙했을 점 등을 종합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⑤파우더룸에서 신발 신다 미끄러진 사고

파우더룸에서 발생한 사고도 있다.


원고 L 씨는 2024년 10월 골프 경기 후 샤워를 마치고 파우더룸에서 락커룸으로 가기 위해 파우더룸 입구에서 신발을 신으려다 미끄러운 대리석으로 설치된 신발장 턱 부위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이 사고로 우 원위 요골 골절상을 입은 L 씨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피고 M 사가 미끄럽지 않은 재질의 자재 사용, 미끄럼 방지턱 설치, 미끄럼 주의 표지판 설치 등의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부산지법은 4월 8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5가단47480).


재판부는 "파우더룸 전체 바닥은 나무 재질이고 파우더룸 끝 부분과 신발장 바닥은 대리석으로 돼 있는데, 주거지인 아파트나 공중접객업 사업장에서 신발장 턱 입구와 신발장 바닥에 대리석을 설치하는 경우는 흔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 L 씨는 샤워장 입구가 아닌, 파우더룸을 입구에서 신발을 신으려던 순간 대리석으로 된 신발장 턱 부위에서 넘어졌다. 즉, 원고 L 씨가 주장하는 신발장 턱 부위는 나무 재질로 된 파우더룸을 지난 곳으로써 샤워장에서 나온 물기가 신발장 턱 부위 바닥이나 이용자의 발바닥에 남아 있는 곳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고 L 씨 역시 대리석에 물기가 남아 있었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고, L 씨가 넘어진 경위가 불명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M 사의 시설이 통상적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거나 M 사가 관리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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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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