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지분 94% 옮긴다…IMM PE, 에어퍼스트 장기보유 승부수
기업가치 3배 올랐지만 "더 키울 자신 있어"
LP 대부분 재투자 전망…신규 출자도 유치
기업 장기 성장 동반자 메시지 던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반도체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퍼스트의 장기 보유를 올해 핵심 과제로 삼았다. 사상 처음으로 기존 펀드 자산을 다른 펀드로 이관하는 컨티뉴에이션 펀드 구조를 도입해, 펀드 만기에 얽매이지 않고 기업가치 극대화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3배 가까이 뛰었지만,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세를 감안할 때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에어퍼스트를 기존 펀드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이관하는 작업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이를 '프로젝트 에버그린'으로 명명했다. IMM PE가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기 5~10년의 일반적인 바이아웃 펀드에 담긴 에어퍼스트를 초장기 구조의 펀드로 옮겨, 보다 긴 호흡으로 기업가치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IMM PE는 2019년 에어퍼스트 지분 100%를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에어퍼스트는 질소·아르곤·산소 등 산업가스를 생산해 SK하이닉스와 LG화학 등에 공급해왔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맞물려 실적이 성장하면서 기업가치도 크게 올랐다. 2023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지분 30%를 매각할 당시 에어퍼스트의 기업가치는 약 3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현재 지분 70%는 IMM PE의 블라인드 펀드인 로즈골드 3·4·5호와 공동투자펀드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이관 대상은 IMM PE가 보유한 에어퍼스트 지분 70% 가운데 로즈골드 3·4호와 공동투자펀드가 가진 몫이다. 전체 보유 지분의 약 94%에 해당한다. 로즈골드5호는 비교적 최근 결성된 만큼 아직 보유 기한의 여유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IMM PE는 펀드 이관 과정에서 일부 출자자(LP)에게는 투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하고, 잔류를 원하는 LP와 함께 재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부분 LP가 재투자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IMM PE가 그동안 에어퍼스트에 대한 여러 매각 제안을 받았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장기 보유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신규 LP까지 추가로 모집해 장기 경영의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이번 구조는 국내 PEF 업계에서도 상징성이 적지 않다. 일반적인 사모펀드가 투자→회수→청산으로 이어지는 유한한 사이클을 갖는 반면, 에버그린 펀드는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어 장기 보유가 가능하다. 투자자는 정기적으로 자금을 추가 납입하거나 환매할 수 있고, 펀드는 이름 그대로 상록수처럼 장기간 존속하는 구조다. 해외에서는 주로 자산가 자금을 기반으로 운용되곤 한다. IMM PE가 프로젝트 이름에 '에버그린'을 붙인 것도 단순한 만기 연장을 넘어, 에어퍼스트를 단기 회수 대상이 아닌 장기 복리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업계 전체가 '기업사냥꾼'이라는 비판을 다시금 받는 상황에서, IMM PE로서는 단순히 기업을 사서 되파는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 성장을 함께하는 안정적인 동반자로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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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는 이미 7년 가까이 에어퍼스트를 경영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왔다. 인수 당시 매출 2689억원, 영업이익 514억원이었던 실적은 지난해 매출 6528억원, 영업이익 948억원으로 성장하며 체급을 대폭 키웠다. IMM PE 측은 "단순한 투자 후 회수가 아니라, 검증된 운용사(GP)가 지속적으로 경영을 주도하며 고객 관계와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극대화하는 구조를 설계했다"며 "축적한 운영 경험과 산업 이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기업가치 창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장기 보유와 성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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