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D-1' 건설업계 대책회의 "하청 노조 파업 늘어나면 공사비 증가 우려"
10대 건설사 등 모여 각사 준비상황·동향 공유
민주노총, 상위 건설사 상대 의제 제기 계획 밝혀
정부, 업계 우려 진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를 개정한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건설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노란봉투법 대응을 위해 건설업계가 공식 모임을 가진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건설사와 하도급업체 노동자의 직접 교섭이 진행되면 쟁의가 늘고, 궁극적으로 공사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간부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국내 10대 건설사 관계자들과 노란봉투법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건설사들은 각 사 준비상황과 노동계 동향 등을 공유했다.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인 건설사들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생기면서 파업 등 쟁의행위가 늘어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파업이 늘면 공사 지연, 공사비 증가 등으로 이어져 경영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 대응체계 마련
주요 건설사들은 노무·법무법인과 자문 계약을 맺고 하도급업체 노동자에 대한 대응체계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하청 구조가 많은 건설산업 특성상 현장 단위 노무 이슈가 본사 차원의 교섭과 경영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원·하도급 간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도록 계약서를 정비하는 등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여러 공정을 하도급업체가 분담해 수행하는 구조다. 현장마다 수십 개에 달하는 하도급업체가 동시에 공사를 진행한다. 지금까지는 공사 현장에서 임금 문제 등 노무 이슈가 불거져도 원청인 건설사들이 직접 개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도급업체에 리스크 관리까지 맡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이 문제 해결을 원청에 직접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들은 양대 노총 건설노조 소속인 경우가 많아 집단행동까지 이어질 리스크가 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은 10일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상위 건설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내국인 노동자 고용 안정, 적정임금 문제 등을 의제로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 총파업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고용안정까지 요구할 경우 인건비 상승 등 추가적인 비용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공사 지연 등 비용 증가 우려
노사 협상이나 쟁의행위가 늘어날 경우 공사 기간이 지연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건설업은 공사 기간 지연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분양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인건비와 자재비, 장비 임대료 등이 증가하고 기한 내 준공을 못 하면 계약에 따라 지체상금까지 부담해야 한다.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공사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5274만원으로 1년 전 대비 19.5%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사업비가 증가할 수도 있다"며 "이는 결국 분양가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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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법 시행 하루 전까지 업계의 우려가 끊이지 않자 진화에 나섰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시행과 관련해 "경영계는 교섭을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책임 있는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노력을, 노동계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노사 모두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에 나선다면 산업 현장의 갈등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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