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한국-인도네시아, 가치창출 경제 전략적 동반자"

한경협, 28~29일 인도네시아에 고위급 경제사절단 파견
한-인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개최
투자부 장관과 국부펀드 협력 논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8일부터 1박 2일 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끄는 고위급 경제사절단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파견했다. 프라보워 신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로 이뤄진 이번 방문은 양국 간 경제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것이다.

이번 사절단은 신동빈 회장을 단장으로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 성김 현대차 사장, 김승주 SK플라즈마 사장,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본부장,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이사,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이헌 삼성전자 부사장, 허진수 SPC그룹 사장 등 인도네시아 진출 주요 기업의 고위급 인사 24명으로 구성됐다.

한경협은 이날 오전 자카르타 랭햄 호텔에서 인도네시아경영자총협회(APINDO, 이하 인니경총)와 공동으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을 개최했다.

신동빈 회장은 개회사에서 "아세안 최대 경제대국인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의 핵심 파트너"라며 "한국 기업은 인도네시아가 자원 중심 경제에서 가치 창출 경제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전략적 동반자"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DB

이어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주요 자원과 한국 기업의 제조 기술이 결합하면 인도네시아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끌 수 있다"며 특히 다운스트림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현대차, LX인터내셔널, 에코프로 등이 니켈 가공부터 배터리 셀,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까지 밸류체인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는 사례도 소개했다.

신타 캄타니 인니경총 회장은 "이번 한국 경제사절단이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인니경총과 한경협이 고위급 교류를 통해 역내 경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정책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말했다.

BRT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로산 로슬라니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 겸 다난타라(Danantara) 최고경영자(CEO)와 대화를 나눴다.

사절단은 2023년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직접투자가 22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4.3%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하며, 인도네시아 진출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경영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와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다난타라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경제 구상 실현을 위해 국가 핵심 프로젝트에 200억달러(약 28조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사절단은 인프라, 에너지, 배터리 분야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영역에서 공동 투자를 포함한 적극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한경협 사절단은 경제조정부, 산업부 장관 등 주요 경제 부처 장관들과 면담을 갖고 현지 경영 애로사항과 제도 개선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사절단은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통해 원산지 증명 방식이 완화됐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할랄 인증 의무화, 전자상거래 판매 규제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청했다.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무역정책에 따라 인도네시아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32% 관세를 부과한 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이 고율 관세 적용을 받지 않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 외교적 조율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내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과 산업용 전력 사용에 대한 정책적 보장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이번 사절단을 통해 프라보워 신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인니경총과 양국 기업인 간 협력 확대를 위한 실질적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경협은 앞으로도 양국 간 교역과 투자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