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 침해 발언에 대해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통화가치 하락 원인"이라고 23일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월을) 해임할 의사는 전혀 없다"며 "그가 기준금리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월 의장을 '너무 늦는 사람'이자 '중대 실패자'라고 거론하며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7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했고, 백악관 내부적으로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정책 신뢰성이 깨진다면 정치권 요구를 통화정책에 반영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정책 입안자는 통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거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가치는 결국 미국 경제 신뢰에 금리 차익 기대, 글로벌 수요(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 실물자산)를 더한 결과"라며 "Fed가 정치적 압력에 휘둘릴 경우 달러를 신뢰하기 어렵다. 미국 위험자산 투자 심리 타격과 달러 약세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Fed 흔들기가 실물 경제에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패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트럼프 통화정책 개입에 따른 모델을 발표한 바 있다"며 "두 가지 충격을 예상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인플레이션 충격, 두번째는 성장률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ed가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을 때 인플레이션을 2%P 높인 상태에서 안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며 "통상적으로 중앙은행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켰을 때 인플레이션을 1~6%P 낮춘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이를 고려하면 PIIE의 2%pP인플레이션 안착도 보수적 추정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은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 위험을 증가시켜 위험 프리미엄을 높인다"며 "PIIE 모델은 위험 프리미엄 증가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지적했는데 이에 따른 실물 투자 감소는 잠재 GDP를 낮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성장률은 단기적으로 1%P가량 높아지지만 영구적으로 0.5%P 낮춘다"며 "주목할 점은 비미국 성장률 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투자와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비미국 지역으로 이동한다. 수혜는 일본, 멕시코, 독일, 캐나다 순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심지어 중국도 초기 투자 재편 효과에 따라 성장률을 높이게 되는 등 Fed 독립성 약화에 따른 인플레, 성장률 변화는 비미국 지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Fed 독립성 훼손 의구심이 해소되기 전까지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세와 Fed 독립성 의구심에서 회피처로 주목받은 자산은 금"이라며 "금과 주식시장 간 교환 비율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더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와 Fed 독립성 의구심을 해소하기 전까지 금과 주식 교환 비율은 상승일로를 밟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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