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한단계 하향 조정
거버넌스 부문 '리스크 높음'
주주들 "책임 경영 미흡" 비판
'지분 1% 모으기' 행동 나서
SK가 리밸런싱을 통해 환경·사회·의사결정구조(ESG) 경영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부진한 주가와 중복 지배구조 등 문제로 지주사 디스카운트에 직면한 상황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최근 직접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 소액주주들은 '지분 1%'를 모으는 주주 행동에 나섰다. 그간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부진한 주가 흐름과 경영진의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왔던 주주들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그룹의 리밸런싱 작업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거래일간 0.75%가 모였고, 주주대표가 선정됐다. 투자자들은 사업 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진의 책임 경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고 있다. 지분 1% 이상을 공동 확보하면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이사·감사의 부당·위법행위에 대한 소송 제기 등 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SK㈜ 대표이사로 재선임되면서 시장에선 책임 경영을 통해 주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앞서 한국ESG기준원은 SK의 지난해 ESG 등급을 기존 A 플러스(A+)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거버넌스 부문에서 '리스크 높음' 등급을 부여했다. 이사회 독립성,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소액주주 권익 보호 등의 측면에서 구조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표 지주사인 SK㈜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3배로 SK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는 시장에서도 기업가치 저평가로 직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가 리밸런싱 과정에서 자본운용 및 의사결정 구조 개선과 시장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지 않으면 장기적인 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악화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 회장은 "과도한 차입으로 투자를 늘려와 현재 빚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라며 "차입금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봤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거버넌스 등급이 하락했다는 건 이사회가 일반 주주보다 대주주 이익 중심으로 의사 결정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며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이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면 괜찮지만, 사적 추구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남우 회장은 "책임 있는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과거 의사결정을 내린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K 관계자는 "주주 소통위원 제도, 콘퍼런스콜 등 주주들과의 소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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