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인하'기조 뚜렷
지표금리 하락에 3% 중반까지 내려왔지만
올라간 가산·우대금리 격차 내려올 기미 없어
1년새 0.09~0.18% → 1.27~1.54%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리며 인하기에 접어들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의 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금리 인하기에도 4%대에 머물며 더디게 내려오고 있다. 지표금리(코픽스·금융채 5년물)는 기준금리 인하에 반응해 하락했지만, 은행 재량에 맡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격차가 여전히 1% 초·중반대에 머물고 있어서다.
18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기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27~4.52%로 나타났다. 5개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약 4.39%로 추산된다. 2월 평균 4.44%보다는 내려왔다. 하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평균(3.95%)보다 여전히 높다. 기준금리가 내렸음에도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랐고 내려오는 속도도 느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와 금융채 5년물 같은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 최종 금리가 결정된다. 지표금리가 기준금리와 연동돼 움직이는 구조라면, 가산·우대금리는 은행 재량에 가깝다.
지표금리(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전후로 하락추세가 분명해지고 있다. 실제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코픽스(신규취급액)는 지난해 11월 3.3%에서 6개월 연속 하락해 2.84%까지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AAA) 역시 지난해 12월 말 3.089%에서 17일 기준 2.797%로 떨어졌다. 은행이 반영한 기준금리도 3.2%대에서 2.98%까지 하락했다. 이달 들어 주담대 최저 금리가 3% 중반대로 떨어진 것도 지표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기준금리와 연동된 지표금리 하락에도 체감금리가 여전히 높은 것은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격차 때문이다. 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지난해 4분기부터 인위적으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는 낮춰 격차를 키웠다. 연초 들어 가산금리는 인하하는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소폭에 그쳤고, 높아진 가산·우대금리 격차는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가산·우대금리 격차는 1.27~1.54%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일부 낮췄음에도 우대금리도 줄어들어, 격차는 1% 초·중반대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기준 가산·우대금리 격차는 0.09~0.18%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 쏠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총량을 관리하라는 지침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은행 스스로 대출 총량을 관리할 방법은 대출 자체 허들을 높이거나,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 말고는 딱히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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