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임대부 계획 물량 일부도 미리내집으로
마곡 내 유보지 등도 미리내집 활용 검토
보유 토지 분양에도 팔 걷어…마케팅 필요성 강조
황상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로 장기전세주택2 '미리내집 공급 확대'를 꼽았다.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물량 등을 미리내집으로 전환하는 등 SH공사의 기존 자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내부 출신 사장이자 재무통으로 불리는 황 사장은 공사 부채 해소를 위해 마케팅과 규제 철폐 등을 통해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 매각을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11일 황 사장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리내집은 직접 지원에 해당하는 저출생 대책 중 하나로,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성뒤마을과 구룡마을 등에서도 미리내집을 공급하게 되면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며 "미리내집 주택에 대해서는 손익분기를 맞춰가면서 많이 공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리내집' 최대한 늘린다…토지임대부·유보지도 활용 검토
황 사장은 전임 사장의 역점사업이었던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계획했던 일부 주택들도 미리내집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황 사장은 "전임 사장 시절도 앞으로 어디를 더 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는데 그때는 설계가 확정되지 않은 시점이었다"며 "본청약하는 물량은 잘 하겠다는 것이고, (공급계획 발표하지 않았던 곳 중) 작년 연말 설계가 확정된 곳들은 미리내집으로 공급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곡단지 내 유보지 등도 미리내집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황 사장은 "마곡 산업단지에 유보지가 있는데 과잉공급 돼 있고 상가도 공실이 많다. (유보지) 일부를 미리내집(부지)로 변경하고 상업시설, 편의시설 등을 갖출 수 있는지 시와 협의해보려고 한다. 아직은 구상 단계"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매입임대 물량 일부를 미리내집 입주 대상자들을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황 사장은 "매입임대 중 2400가구는 미리내집 연계형으로 공급되며, 우선 입주한 후 자녀를 출산하면 미리내집으로 옮겨드리는 것"이라며 "올해 5500여가구를 매입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고 3~4분기 중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후 미리내집 분양 전환에 대비한 가격 책정 등도 장기적인 과제다. 미리내집은 최소 10년, 출산 땐 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하며 기존 장기전세주택과 달리 출산 인센티브로 우선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서울시는 미리내집 입주 후 두 자녀 이상 출산하면 우선매수 청구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일에는 미리내집 입주 후 3자녀 이상 출산한 가구에는 10년 거주 후 기존 장기전세주택 반환 물량(만기 경과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황 사장은 "입주 후 자녀 둘,셋을 낳아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때 (매수)가격이 중요한데 미리 제시하는게 맞지 않나 싶어 연구를 지시했다"며 "압구정 재건축 단지 등도 임대주택이 나올텐데, 출산 인센티브는 당연히 부여해야하지만 누구에게 줘야할지에 대한 기준 등을 미리 고민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장기전세주택의 비용대비편익(B/C)을 분석해보면 1년에 1200만원, 2년이면 2억4000만원이 된다"며 "제도권 임대주택 공급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신혼부부, 기존 대상에게도 반반씩 확보해서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토지 분양, 마케팅 중요 …매월 홍보할 것"
황 사장은 SH공사의 채무 해소를 위해서는 토지 분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마케팅'이다. 그는 "아직도 SH공사에 5조원 가량의 땅이 남아있어 판매담당 본부장을 불러 (판매할) 땅을 계속 홍보하라고 지시했다"며 "공공개발 부지는 허용, 불허용도가 정해져있는데 시장 의견을 들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토지이용계획 단계부터 마케팅 팀을 참여시켜 트렌드에 맞게 개발 계획을 변경할 일이 생기더라도, 처음부터 용도를 정할 때 시장 의견을 듣도록 했다"며 "월 단위로 자산운용사나 건설사 등에 토지를 판매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 확실히 팔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주력 개발 사업인 한강리버버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과 관련해서는 '공공성'을 강조했다. 황 사장은 "한강은 88년 이후 선점한 사람들이 지키고 있고, 난개발 돼 있다. 서울의 품격에 맞게 강이 개발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SH공사는 공공성 확보를 위해 참여하는 것이며 구조를 잘 짜보려고 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수익형 부동산 제도를 도입해서 임대료를 저렴하게 책정해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황 사장은 SH공사의 본분에 맞게 서울 내 개발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저는 서울 전문가다.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갈등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지방공기업법이 타 시도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개정되고 있지만 이것은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지 개발 정책은 아니다. 3기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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