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딥시크 쇼크 이후 인공지능(AI)주도주가 AI 반도체 및 인프라에서 AI 소프트웨어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뉴욕증시를 이끌어온 엔비디아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은 물론, AI 관련 상장지수펀드(EFT)들에서도 이에 따른 차별화가 확인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일 '딥시크 이후 종목별로 차별화된 AI 성과. AI 주도주의 교체?'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M7 중에서도 지난해 가장 성과가 두드러졌던 종목은 단연 엔비디아지만, 연초 이후 부진한 모습"이라며 "딥시크 충격과 실적 발표 이후 7개 기업의 주가가 차별화된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짚었다.
M7 중 연초 이후 상승한 종목은 메타플랫폼, 아마존 등 두 종목뿐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종가 기준으로 상승폭은 각각 22.52%, 6.27%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71% 뛰었던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약보합에 그쳤고, 테슬라는 13%, 애플은 9% 이상 밀렸다.
이러한 차별화 추세는 AI 관련 ETF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9개 ETF 중 1월 말 하락폭 대비 2월 초 상승폭이 더 컸던 상품은 WISE(생성형AI), AIQ(글로벌 AI), IGV(소프트웨어) 등 3개였다. 이들은 모두 AI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의 비중이 각각 52.2%, 25.3%, 86.6%로 높은 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 연구원은 "반면 미국 전력기기 ETF인 ZAP의 경우, 딥시크 쇼크 후 한 주간 3.5% 하락했으나 이후 거의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딥시크 이후 AI 주도주가 AI 소프트웨어로 옮겨가게 됐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투자자금 역시 AI 반도체에서 AI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 시장은 크게 AI 반도체(컴퓨팅), AI 인프라(데이터 및 클라우드 시스템), 소프트웨어(AI 모델의 개발·배포·운영), 애플리케이션(최종 사용자 서비스)으로 연결되는데, 딥시크 충격 이후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종이 상반되는 자금유입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으나, 소프트웨어에는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연구원은 AI 투자 시 반도체, 인프라 ETF 외에도 소프트웨어 상품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향후 반도체 EPS 성장률은 2025년 38.1%, 2026년 23.1% 축소되고, 같은 시기 소프트웨어 EPS 성장률은 11.8%, 14.9%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관심 EFT로는 북미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인 IGV를 제시했다. 구성업종 대부분인 86.6%가 소프트웨어며 컴퓨터(6.8%), 인터넷(5.1) 등도 포함돼있다. 포트폴리오 상위 보유 종목은 오라클(8.7%), 마이크로소프트(7.9%), 세일즈포스(7.9%), 팔란티어(7.0%), 서비스나우(6.6%) 등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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