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산양, 지난겨울부터 750마리 떼죽음…원인은?
폭설로 고립…ASF 방지 울타리도 원인
환경부, 울타리 일부 개방 시범사업 계획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산양이 지난겨울부터 약 750마리가 죽었다는 추정 결과가 나왔다.
14일 환경부는 국립공원공단과 산양복원증식센터는 이달 12일 진행된 ‘강원 북부 산양 폐사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이 같은 자료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산양 537마리가 폐사(멸실)했다. 이후 이달 11일까지 210여마리의 폐사 신고가 추가로 이뤄지면서 지난겨울부터 최소 747마리의 산양이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립공원연구원이 2021년 설악산·오대산·태백산·소백산·월악산·속리산·주왕산·북한산 등 8개 국립공원에서 정밀 조사를 벌여 확인한 산양인 594마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또한 정부가 복원사업을 벌여 월악산에 복원한 산양 106마리(2023년 기준 누적)의 7배에 달한다. 전국에 서식하는 산양은 약 2000마리로 추산된다.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폐사 신고된 산양은 15마리에 불과하다. 환경 당국은 갑작스럽게 산양이 집단폐사한 주원인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산양 서식지인 강원 북부 고산지대에 내린 많은 눈으로 꼽았다.
당국은 “지난겨울 강수량이 예년의 4.3배, 눈이 내린 날은 5년이나 10년 평균보다 2배 많았다”고 설명했다. 눈 때문에 지표면에서 풀을 찾기 어려워진 산양이 먹이를 찾아 저지대로 이동하다가 탈진해 폐사했다는 분석이다. 네발 동물, 특히 다리가 짧은 편인 산양은 눈이 많이 쌓여 배가 눈에 닿을 경우 이동 시 에너지가 2~6배 더 소모된다.
국립공원공단과 센터 측은 “4월 해빙기에 폐사하거나 구조되는 산양이 증가했으며, 향후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한 울타리가 집단폐사 주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울타리가 산양의 이동까지 막으면서 폭설 속에 고립돼 폐사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야생 멧돼지로 인한 ASF 확산을 막기 위해 2019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설치한 광역 울타리는 1831㎞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울타리까지 합치면 약 3000㎞에 달하는 울타리가 설치된 상태다. 산양의 주 서식지인 강원의 광역 울타리는 1179㎞로 전체의 64%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ASF 차단 울타리 일부를 개방하는 시범사업을 내년 5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강원 인제군과 양구군을 비롯해 ASF가 비교적 잠잠해진 일부 지역의 울타리 철망을 4m 정도 제거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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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SF가 발생한 지역이나 양돈농가와 떨어져 있으며 ASF 발생 시 조처가 용이하고, 야생 동물 서식 밀도가 높은 곳의 울타리가 제거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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