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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 무서운 건 AI가 아니라 머스크·올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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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세계관에서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흔히 ‘맞수’로 설정된다. 전자는 AI 진화의 고삐를 풀자는 쪽이고, 후자는 AI에 대한 통제를 강조하는 쪽이다. 그러나 ‘현실 없는 현실’의 저자, 요아힘 바우어가 보기에 둘은 똑같다. ‘트랜스휴머니스트’라는 점에서다.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이란, 인간의 생로병사를 과학기술로 극복하자는 사상이다. 질병 발생은 유전자 편집으로 원천 차단한다. 뇌를 통제해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는 한편, 행복만을 주입한다. 인간에겐 고통도 장애도 노화도, 죽음도 없다. 인간의 의식은 디지털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것을 기록한 디지털 정보는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등으로 업로드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아바타처럼, 현실에선 갖지 못한 미(美)와 부(富)도 쉽게 가질 수 있다. 테크놀로지로 설계한 영원한 천국이다.

'현실없는 현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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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트랜스휴머니즘을 ‘마약 같은 소리’라 단언한다. "트랜스휴머니즘의 핵심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약점을 보는 깊은 혐오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약점을, 트랜스휴머니즘은 주어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노골적인 반감부터 품는다". 트랜스휴머니즘 시대는 암흑의 중세 시기와 다르지 않다. 중세는 몸을 죄악시했다. 성욕, 물욕, 식욕 등 욕망의 고깃덩어리이자 죄악의 원천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믿음을 강조했다. "굳은 믿음이 우리를 지켜준다. 병은 벌이다. 구원으로 천당에서 영생을 누리자". 트랜스휴머니즘 역시 ‘몸은 감정과 질병을 일으키며,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것이라 암시한다. ‘인간 증강’으로 병과 노화에서 해방되고, 정신을 업로드해 영생을 누리자고 주장한다. 메타버스와 게임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면 된다, 중세엔 면죄부를 샀듯.


현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게임, 메타버스 등 디지털 세계는 이미 트랜스휴머니즘이 작동하는 공간이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증폭되는 디지털 나르시시즘은 불안한 내면을 자극한다. ‘좋아요’와 ‘팔로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과장된 자아를 연출한다. 디지털 속의 나와, 현존의 내가 불일치함을 느낄 때마다 불안해진다. 디지털에서 더 과장된 자아 연출을 한다. 악순환은 계속된다.


"사랑, 전적으로 현실인 사랑, 전적으로 아날로그인 사랑이야말로 디지털 함정에서 구출해줄 묘약이다". 눈빛, 웃음, 대화. 공명과 공감. ‘21세기 중세’를 계몽하기 위해 저자가 내놓는 해독제다. 구체적으로는 교육, 노동, 자연과의 관계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내놨다. 인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이미 우리의 본성 속에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꾸릴 힘이 내재해 있다고 한다. 인간은 타인과의 결속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AI 기술이 아니라, 인간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 서로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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