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욱 중기부 실장 "민·관 힘 합친 성과"
창업주, 대규모 투자 유치 후 경영권 보호
벤처업계 숙원…본회의 처리 시 11월 시행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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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민간이 한마음으로 발에 땀나게 뛰었습니다."


벤처업계 숙원인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 법안(벤처기업법 개정안)이 3년여 만에 빛을 보게 됐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제 본회의 문턱만 넘으면 오는 11월부터 복수의결권 제도가 시행된다.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민관이 함께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27일 "장·차관, 담당 부서 직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뛰었다"면서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같은 민간단체들도 의원실을 일일이 돌며 설득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법안 처리를 반대해온 의원을 중심으로 예상 질문과 답변지까지 준비해 설득전에 나섰다고 했다. ‘이번에는 꼭 통과시켜야 한다’는 절실함도 있었다.

◆3년 만에 법 통과 눈앞…해외는 이미 도입= 복수의결권 주식은 주당 2개 이상의 의결권이 부여된 주식을 말한다. 벤처기업 창업주가 외부자본에 휘둘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인다.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침해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덜 수 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보유 1~4위 국가인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모두 복수의결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 3월 쿠팡이 미국 뉴욕 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복수의결권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당시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에 클래스A에 비해 29배 많은 의결권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쿠팡이 미국 상장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복수의결권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국내 증시보다 미국 증시 상장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벤처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고려하기도 했다. 거래소 간 상장기업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수한 기업을 해외 주식시장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발에 땀나게 뛰었다"…복수의결권법 처리 막전막후 원본보기 아이콘

◆여야 불문 법안 제출…‘재벌 세습’ 우려에 무산= 그동안 여야 할 것 없이 복수의결권 도입 법안을 내놨다. 법안은 2020년 6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해 8월 이영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2020년에는 정부가 제출했다. 쿠팡 상장 이후 2021년 5월 김병욱 민주당 의원, 그해 11월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또다시 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2021년 12월부터 법사위에서 장기간 계류됐다. 재벌 대기업의 세습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일부 의원과 시민단체의 주장 때문에 번번이 통과가 무산됐다. 법사위 소속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복수의결권 도입을 반대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반대 의견이 누그러진 데에는 최근 침체된 벤처시장도 한몫했다. 대내외 경기 불안으로 벤처 투자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받기 힘들어졌을뿐더러 전반적으로 기업가치가 낮아지면서 투자를 받더라도 창업주의 지분이 쪼그라들 염려가 커졌다.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에 까다로운 요건 부여= 중기부는 복수의결권이 재벌 세습 도구로 활용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해놨다고 밝혔다.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위한 까다로운 요건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법안에는 ▲비상장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창업주에게 1주당 10개 이하의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되 ▲창업주는 설립 발기인이자 회사의 이사, 최대주주여야 하고 ▲주주 75% 동의가 있어야 발행할 수 있다. 또한 ▲상속·양도·대기업집단 편입 시에는 보통주로 전환해야 하며 ▲존속기간은 최대 10년으로 제한하고 ▲상장 3년 후에는 보통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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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실장은 "최근 우수한 벤처기업이 많이 탄생했고 국내 벤처투자 시장도 성숙해진 상태"라며 법안이 악용될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본다. 복수의결권 도입은 문재인·윤석열 정부가 공통으로 국정과제로 삼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샴페인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후에 터트리겠다"고 말했다. 본회의는 오늘(27일) 오후 2시에 시작된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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