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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맞수]2000주씩 손실도 '나란히'…장덕현-정철동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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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CEO 맞수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김평화 기자] 국내 대표적인 전자부품 기업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닮은꼴' 경쟁자다. 사업영역이 비중만 다를뿐 대동소이한 두 기업은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자사주 2000주씩을 똑같이 가진 두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가 업황의 바닥이기를 바라는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CEO 맞수]2000주씩 손실도 '나란히'…장덕현-정철동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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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지난해 말 회사 주식 1000주를 매입했다. 각각 500주씩 25만2500원과 25만3500원에 샀다. 매입단가로 따지면 총 2억5300만원어치다. 정 사장은 앞서 지난해 4월에도 LG이노텍 주식 1000주를 총 3억7700만원어치 매입했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2000주를 짊어졌다. LG이노텍의 지난 6일 종가 28만원을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약 7000만원 손실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기 주식도 2000주다. 그는 취임 이듬해인 지난해 2월 1주당 17만2000원에 2000주를 매입했다. 총 3억4400만원을 투자했다. 그가 주식을 산 이후 주가가 11만원대로 떨어진 것을 보면 사실상 주가의 '상투'를 잡았던 셈. 다행이 지금은 주가가 14만6000원까지(6일 종가 기준) 올라왔다. 그래도 손해가 5000만원이 넘는다.

두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모두 책임경영 차원이다. 회사가 앞으로 더 잘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두 사장은 '반도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부품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모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반도체 분야에서 상당 기간 일한 공통점이 있다. 반도체와 전자 부품 사이 연계가 큰 만큼 시너지를 내기 좋은 경력이다. 최근 양사가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시장에서 경쟁에 나선 점도 수장들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전자공학 전공한 반도체 전문가

장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학·석사와 미국 플로리다대 박사를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기틀을 닦은 선배 세대인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과 같은 학교 같은 과를 나왔다. 삼성전자에선 엔지니어로서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힘썼다. 반도체 전문가답게 장 사장은 국내 반도체 기판 사업 1위 업체 삼성전기에서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시스템 온 서브스트레이트(SoS)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는 등 반도체 기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 사장 역시 전자공학 전공의 반도체 경력을 가진 '닮은꼴' 경쟁자다. 경북대와 충북대에서 각각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했다. 2004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겨 생산기술담당 상무, 생산기술센터장 전무, 최고생산책임자 부사장을 거친 뒤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 사장을 맡았다. 2019년부터 LG이노텍 사장을 맡고 있는 정 사장이 반도체 기판 시장 1위를 목표로 한 신사업 프로젝트를 자신 있게 진행하고 있는 것도 반도체 경력이 든든한 배경 역할을 한다.

사업비중 따라 4분기 매출 희비 엇갈려

'닮은꼴' 경쟁 부품사 간에도 다른 점은 있다. 장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기는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컴포넌트 사업이 다른 사업부보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 내 IT 기기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컴포넌트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9%나 감소해 삼성전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컴포넌트 사업부는 삼성전기 핵심 제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인덕터, 칩 레지스터 등을 담당한다.


반면 정 사장이 이끄는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이 가장 큰데, 고객사 신모델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이 증가한 영향으로 매출이 15%나 증가했다. 삼성전기, LG이노텍이 비슷한 사업을 하는 전자 부품기업으로 4분기 수익성이 똑같이 쪼그라들었지만 삼성전기에 비해 LG이노텍 실적 충격이 덜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다만 두 기업이 공통적으로 뛰어든 반도체기판 사업은 삼성전기가 한 수 위다.

두 사장이 업무 외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사뭇 다르다. 장 사장은 승마와 등산 등 동적인 활동을 즐긴다. 특히 서핑을 좋아해 여름철이 되면 한국 서핑의 성지인 양양을 자주 찾는다. 모험적인 성격답게 IT 분야에서도 '얼리어답터'로 소문나 있다. 반면 정적인 정 사장은 직접 진공관 스피커를 만들 정도로 음악 감상에 진심이다. 별 사진을 찍는 데도 관심이 크다.


두 사장의 사업 목표는 같다. 각사의 사업을 세계 일류로 키우는 것이다. 장 사장은 '초일류 테크 부품 회사', 정 사장은 '글로벌 넘버원 소재부품 기업'을 각각 경영 핵심에 두고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전장 사업 확대는 두 사장이 사업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공통된 과제다. 장 사장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3 현장에서 전장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사장 역시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 부스를 마련하고 이를 계기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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