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한국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18→17% 하락 전망
대만, 중국 상승 속 나홀로 하락

韓 파운드리 삼성 말고 선수 없는데…이재용 부회장 부재 속 점유율 하락(종합)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세계 반도체업계가 미래 성장사업으로 꼽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올해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17%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참여 없이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목표 달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어려워 대만, 중국 등 투자를 쏟아붓는 경쟁국에 한국 반도체산업이 밀릴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세계 파운드리 매출이 1287억84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075억4200만달러 보다 20% 가량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 기준 국가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한국의 ‘나홀로’ 하락을 예상했다. 지난해 18%에서 올해 17%로 내려잡았다. 같은 기간 경쟁국인 대만은 64%에서 66%로 2%포인트 상승하고 7%였던 중국은 8%로 상향 예측했다.


한국의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의 원인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삼성전자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의 파운드리 산업은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지만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목표를 제시했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참여가 제약을 받으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트렌드포스는 적시에 과감한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삼성의 파운드리 점유율도 지난해 18%에서 올해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점쳤다.

韓 파운드리 삼성 말고 선수 없는데…이재용 부회장 부재 속 점유율 하락(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韓 파운드리 점유율 끌어올리면 삼성의 결단 필요

대만의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는 지난해 53%에서 올해 56%로 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영향이다. TSMC는 이달엔 1조엔(약 9조6000억원)을 투자해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이후 건설 중인 신규 공장만 6개에 달한다. 추가 투자 계획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UMC(7%), VIS(2%), PSMC(1%)등 대만의 다른 파운드리 기업들도 글로벌에서 점유율을 키우며 국가 차원의 파운드리 산업 육성에 한창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결정한 미국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에 대한 약 20조원 규모의 투자 이후 이렇다 할 반도체 투자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급변하는 반도체 산업에선 오너가 최종 의사결정을 직접 하지 않으면 단시간 내에 결단이 나오기 어렵다. 즉, 파운드리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면 ‘유일한 플레이어’인 삼성전자의 발빠른 결정과 과감한 투자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시계가 멈춰선 것도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오랜 부재의 영향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7년 이후 1조원 이상의 대규모 M&A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형기 만료는 오는 7월. 만약 만기 출소하게 되면 5년 간 취업제한을 받게 돼 정상적 경영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경제계에서 현 정부에 이 부회장의 즉각적 경영활동이 가능한 사면복권을 청원하고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앞서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다음달 8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특별사면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단체들이 이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청원한 것. 이들 단체는 "국가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발주자 중국도 반도체 총공세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계 반도체 생산 장비를 싹쓸이 중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생산장비 매출액은 44% 급증한 1026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리는 데 투자한 결과다. 특히 2018년만해도 반도체 장비 구입에 131억1000만달러를 썼던 중국은 지난해 두 배가 넘는 296억달러를 지출해 2년 연속 장비구입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20년 반도체 자급률이 15.8%에 그치고 있지만 2025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반도체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반도체굴기 정책에 따른 반도체 자체 생산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 기준 세계 6위(매출액 340억달러·비중 6.1%) 수준인 후발주자지만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자본적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지난 2월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50억달러(약 6조1600억원) 신규 투자를 발표했고, 2위 업체 화훙반도체는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상하이증시 2차 상장을 통해 약 150억위안(약 2조9000억원) 조달에 나섰다.

AD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자주적 반도체 생태계 구축,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5월 출범 새 정부는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위해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세제혜택 등 정책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