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불법촬영' 부실수사 혐의 경찰관,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사건을 부실수사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혁재 부장판사는 직무유기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57)에게 지난 22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1만7667원의 추징명령도 함께였다.
앞서 A씨는 2016년 8월 "정준영이 허락 없이 휴대전화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 동영상이 유포되는 게 두렵다"는 내용의 신고 사건을 담당한 서울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정준영 측 변호사와 협의해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준영은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포렌식 업체에 휴대전화를 맡겼고, 성동서에서 "피해자가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고 생각했다. 동영상은 촬영 직후 삭제했다"는 취지로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A씨는 지휘계통에 "정준영이 혐의를 시인한다"고 보고했고, 휴대전화 포렌식 없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씨는 지휘계통이 휴대전화 확보를 추가로 지시했음에도, 포렌식 업체에 연락해 '휴대전화가 망가져 복구할 수 없다'는 확인서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포렌식 업체 방문 과정에서 변호사에게서 1만7000여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 받은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다.
이후 검찰은 준영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자체 포렌식을 진행했지만, 영상은 이미 삭제돼 확보할 수 없었다. 정준영은 그해 10월5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신 부장판사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수사담당 경찰관으로서 누구보다도 청렴의무와 성실의무가 요구되는데도 성폭력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필수적인 증거 확보를 위한 수사절차를 다 이행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안"이라며 "단순히 태만으로 인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것을 넘어 의식적인 방임이나 포기에 해당한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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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부장판사는 "비록 수수한 뇌물 이득액이 적다고 하지만, 적극적인 증거 확보를 위한 수사과정에서 직무 집행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행위로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장기간 특별한 징계 없이 성실히 근무한 점 등 양형사유들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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