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코리아루트] 고구려의 기상(氣像)‥ '호로고루와 고랑포구'

최종수정 2021.07.24 13:08 기사입력 2021.07.24 12:33

댓글쓰기

삼국(三國) 간 대립 맞닿은 고구려 최남단 국경 방어선
한강 타고 옛 한성과 개성 물자 교류 하던 중심지
6.25 전쟁 격전지‥ '레클리스' 활약·'사미천 전투' 유명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우리 땅에는 역사가 있고, 계절과 지역마다 추억과 문화가 있다. 본지는 전국 곳곳의 잘 알려지지 않고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한반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작은 역사, 문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코리아루트'를 기획해 매 주말에 연재한다.


이번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고구려의 유적이 가장 많은 경기도 연천군 호로고루와 고랑포구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편집자 주]

연천 호로고루성터 [라영철 기자]

연천 호로고루성터 [라영철 기자]

썝蹂몃낫湲 븘씠肄

남한지역에서 확인되는 고구려 유적은 93개소에 달한다. 이중 대부분은 경기도 북부에 집중분포(63개소)하고 있다.


경기북부의 고구려 유적은 크게 세 개의 권역으로 구분한다. 임진~한탄강 유역, 양주 분지 일원, 아차산 일대다. 임진~한탄강 유역 고구려 유적은 덕진산성 1개소를 제외하고 모두 연천군에 분포한다.


현재까지 고구려 유적으로 확인된 곳은 고분 2개소(신답리 고분, 강내리 고구려 고분군)와 성곽 12개 소다. 이 유적들 대부분은 임진~한탄강 북안에 위치하며, 여울목, 나루터 등 강을 건널 수 있는 길목에 있다.

연천은 지리적으로 서해 뱃길을 이용하지 않고 육로를 통해 평양과 서울을 연결하는 최단거리상의 교통 요지였다.


임진강과 차탄천 절벽 [라영철 기자]

임진강과 차탄천 절벽 [라영철 기자]

썝蹂몃낫湲 븘씠肄

임진~한탄강을 따라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15~20m 높이의 강안 절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강을 건널 수 있는 요충지를 장악하면 신라, 백제의 북진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구려의 최남단 국경 방어선 군사 시설들이 강을 따라 다수 설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를 찾아 떠나는 '코리아루트' 파트너는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브레이크아웃 114' 모터사이클이다. 길게 뻗은 핸들바와 포워드 스텝으로 당당한 자세가 연출된다. '밀워키 에이트(Milwaukee-Eight)114' 엔진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파워가 인상적인 모델이다. 우리나라 라이더들이 선호하는 모델 중 하나다.


'브레이크 아웃'을 타고 연천의 고구려 유적지로 향하는 동안 마치 말 탄 고구려 기마병이 된듯 했다. 대륙을 달리는 고구려 기마병의 위풍당당한 기상과 비장함을 상상해 본다.


고구려 유물 [연천군 제공]

고구려 유물 [연천군 제공]

썝蹂몃낫湲 븘씠肄

동두천에서 연천군 경계로 넘어서는 도로와 고랑포구로 연결되는 굽은 길을 따라 오른쪽, 왼쪽으로 와인딩 하는 라이딩이 재미지다. 좌우로 펼쳐진 자연경관과 연천의 들녘, 고여 있는 듯 조용히 굽이 흐르는 임진강을 바라보면서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에 새삼 고마움이 든다.


서울서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연천 '고랑포구'는 1930년대 번창했던 최고의 무역항이자,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다. 지금은 남북한 교류와 협력, 통일시대를 고대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기회의 땅이자 통일 한국을 이끌어가는 전진기지로 꼽히고 있다.


5가지 테마를 주제로 한 연천 고랑포구 역사공원은 VR, AR 체험을 통해 고랑포구에 새겨진 오랜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역사공원 앞마당에는 전편에서 소개했던 우리의 말 군마(軍馬) '레클리스(Reckless)'의 동상이 북녘을 향해 우뚝 서있다.


'레클리스' 동상과 '브레이크아웃' [라영철 기자]

'레클리스' 동상과 '브레이크아웃' [라영철 기자]

썝蹂몃낫湲 븘씠肄

'레클리스'는 6.25 전쟁 당시 미군과 중공군이 가장 치열하게 벌인 '네바다 전초 전투(1953년 3. 26~30)'에서 활약해 '미국의 100대 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


잠시 '레클리스'와 '브레이크아웃'을 대조해봤다. 신형 '브레이크아웃'의 외관 이미지가 말(馬)과도 많이 닮았다. 두께 240mm의 우람한 뒷바퀴는 말의 근육질로 비유되고 프런트 휠과 잘 조화된 디자인이 예사롭지는 않다. 엔진의 강력한 토크 감은 때론 강한 폭발력을, 때론 부드러움을... 스로틀을 조작하는 대로 느낄 수 있는 차이가 거칠면서도 순종적인 말의 특성과 흡사하다.


고랑포구 역사공원에서 통일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호로고루'를 지키던 고구려 병사가 돼보는 가상현실 체험을 통해 안보와 통일의 염원을 느낄 수 있다.


공원 맞은편에 강 아래로 연결된 좁은 내리막 숲길이 눈에 띈다. 철조망을 설치해 나루터로 내려갈 수는 없었지만, 포구였음을 알 수 있었다. 평화누리길 10코스 중 하나인 '고랑포길(장남교~숭의진지)'은 한성(지금의 서울)과 개성의 물자를 한강을 타고 교류하던 곳이다.


고랑포구 나루터 입구 [라영철 기자]

고랑포구 나루터 입구 [라영철 기자]

썝蹂몃낫湲 븘씠肄

남북 교류를 염원하는 뜻에서 '고랑포구' 이름이 붙여진 길로 임진강변을 따라 걷게 된다. '사미천'을 지나는 징검다리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을 보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약 16km 거리를 걷는데 4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호로고루성'은 연천 당포성, 연천 은대리성과 함께 임진강과 한탄강이 지류와 만나 형성하는 삼각형의 대지 위에 세운 독특한 강안 평지성이다.


임진강이 국경하천 역할을 했던 삼국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귀중한 문화유적이다. 성의 남쪽과 북쪽은 동서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는 15m 높이의 자연 절벽을 그대로 성벽으로 활용했다. 진입이 가능한 동쪽 방향에 길이 90m, 높이 10m, 폭 40m에 이르는 견고한 성벽을 쌓아 방어 기능을 하도록 했다.


고랑포구 역사공원 전시관 [라영철 기자]

고랑포구 역사공원 전시관 [라영철 기자]

썝蹂몃낫湲 븘씠肄

'호로고루'가 위치한 곳의 임진강은 과거에 '표하(瓢河)', '호로하(瓠瀘河)' 등으로 불렸다. '삼국사기'에는 호로하 부근에서 벌어진 고구려와 신라, 신라와 당나라에 대한 전투 기록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삼국(三國) 간의 대립 과정에서 '호로고루'가 자주 언급되는 것은 '호로고루'의 전략적 입지가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임진강 하류에서 고랑포까지는 수심이 깊어 배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강을 건널 수 없다. 그러나 '호로고루' 부근은 배를 이용하지 않고도 임진강을 건널 수 있는 여울목이 있어 대규모 병력이 육로를 이용할 경우 당시 개성에서 한성으로 가는 가장 짧은 거리상의 요충지다.


삼국시대에는 남쪽에서 진격하는 신라와 백제 세력을 방어하기 위한 고구려의 국경방어사령부가 있었고,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 초기까지는 주변의 행정과 군사를 주관하는 장단군의 읍치(邑治)가 있었다. 조선시대 후기에도 이 지역은 '호로탄(瓠瀘灘)'이라 하여 개성으로 가는 주요 교통로로 이용됐다.


평화누리길 10코스와 장남면 안내 표지판 [라영철 기자]

평화누리길 10코스와 장남면 안내 표지판 [라영철 기자]

썝蹂몃낫湲 븘씠肄

'호로고루' 성내부에는 기와건물들과 지하식 벽체 시설, 우물 등이 만들어졌다. 특히 와당, 치미, 착고 기와와 전돌을 사용한 기와 건물의 존재는 남한지역 그 어느 고구려 유적보다 높은 등급의 지휘관이 '호로고루'에 거주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어 잠시 머문 곳은 고랑포구 역사공원과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클리스 공원'이다. 넓지 않은 규모지만 공원 중앙에 '레클리스'를 상징하는 말머리 모양 전시물이 세워져 있다. 부근 팔각정 쉼터에서 잠시나마 '레클리스'의 활약상을 상상해 본다.


이번 '코리아루트' 목적지를 6·25 전쟁과 삼국(고구려·신라·백제)의 역사와 아픔이 새겨진 곳인 연천을 선택한 이유도 '레클리스'가 부여하는 '악(惡)'에 당당히 맞서 '평화(平和)'를 되찾는다는 의미와 상징성 때문이다.


레클리스 공원과 사미천(남방향) [라영철 기자]

레클리스 공원과 사미천(남방향) [라영철 기자]

썝蹂몃낫湲 븘씠肄

연천은 북한과의 접경 지역으로 북녘땅이 바로 보이는 서울서는 하루 코스 여행지다. 라이더에게는 개발이 더뎌 꾸밈이 없는 자연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라이딩 코스이기도 하다.


국도를 달리며 '브레이크아웃'의 감성을 맘껏 즐겼다. 특유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젊어지고 강력한 주행성을 자랑했다. 짙은 여름 숲 내음 맡으며 떠난 '코리아루트'는 그래서 더 풍성하고 여유로웠다.


올해가 6·25 전쟁 71주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과 참전 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는 기회도 얻게 돼 더욱 의미가 있다.


(모터사이클 협찬: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TODAY 주요뉴스 '세쌍둥이 임신' 104kg 황신영…"이제 배 터질 것 같다" '세쌍둥이 임신' 104kg 황신영…"이제 배 터질... 마스크영역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