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美IPO '물꼬'.. 마켓컬리도 '노크'
쿠팡 미 뉴욕 증시 상장 성공
마켓컬리 등도 뉴욕 증시 상장 예고
해외 IPO, 새로운 선택지로 각광받을 듯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NYSE)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공개(IPO)의 물꼬가 터졌다. 당장 경쟁사인 마켓컬리가 연내 뉴욕 증시 상장을 선언했다. 누적 적자가 4조원을 넘어선 쿠팡이 공모가 기준 630억달러(약 71조8000억원)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올해 대어급 IPO 예정 업체는 물론이고, 유니콘 기업까지 해외 IPO를 중요한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
12일 마켓컬리는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가 연내 뉴욕 증시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인터뷰 기사를 11일(현지시간) 냈다. 업계에서는 마켓컬리 외에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해외 IPO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유니콘 해외로 향할까
유니콘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말한다. 대부분의 유니콘은 해외 자본 비율이 높다. 쿠팡처럼 국내가 아니라 뉴욕증시 문을 노크할 여건이 높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가 발표한 우리나라 유니콘 중에서 위메프, 에이프로젠, 야놀자를 제외하고는 국내 자본이 10% 이하다. 이중 엘앤피코스메틱, 지피클럽, 무신사는 국내 자본 투입이 전혀 없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쿠팡처럼 차등의결권으로 경영권을 보장받으면서, 기업에 유리한 투자자들이 많은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몸집을 더 키우는데 유리할 수 있다.
특히 국내보다 기업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다. 쿠팡의 경우 아마존의 성공 사례를 지켜본 미국 투자자들이 시장성과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주당 35달러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15배로 뉴욕(25배)보다 저평가 된 상황이다.
올해 국내 IPO 예정인 대어급 물량이 해외 IPO로 선회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배틀그라운드로 세계적인 이용자들을 확보한 크래프톤, 2차전지용 분리막을 각 국에 납품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 등이 해외 IPO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각 국가의 거래소들도 상장 물량을 두고 경쟁 중인데, 우리나라에서 대어급 물량으로 꼽히는 물량이라면 해외 IPO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증권사도 해외 IPO 중계 관심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국내 증권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쿠팡이 증권업계의 장기 과제 중 하나를 앞당긴 측면이 있다"며 "해외 현지 법인이나 해외 증권사와 연계해 국내 기업을 해외로 IPO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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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을 앞둔 기업들 입장에서 기업을 어떤 가격에 시장에 팔 것인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면 쿠팡의 해외 IPO는 하나의 선명한 사례를 제시한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을 더 높게 받을 수 있는 곳이 해외라면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뱅크 등 올해 국내 대어급 IPO 물량은 뉴욕이나 나스닥에도 충분히 상장 가능한 업체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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