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어제는 합법 이제는 불법이라는 문재인정부
대북전단 살포단체 고발·법인 취소 착수
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교류협력법 위반"
"접경지역 주민 생명·안전에 위험 초래"
"김여정 '버럭'하니 탈북민 처벌하나" 논란
정부가 10일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온 탈북민단체를 고발하고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통일부는 이날 '대북전단·페트(PET)병 살포 관련 정부 입장' 자료를 통해 "금일 정부는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과 큰샘(대표 박정오)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두 단체가 대북전단 및 페트병 살포 활동을 통해 남북교류협력법의 반출 승인 규정을 위반했으며, 남북정상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르면 물품의 대북 반출을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들 단체가 해오고 있는 대북전단·페트병 살포 행위는 교류협력법상의 반출 승인을 받지 않는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류협력법상 미승인 물품 반출은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또한 이들 두 단체는 통일부 소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이 돼 있다. 비영리법인에 대한 설립허가 취소 사유로는 ▲법인의 활동이 공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는 경우, ▲설립허가 목적 이외의 활동, ▲허가조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설립허가를 받을 때 활동 목적·정관 등에서 정부의 통일정책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고 평화통일에 이바지하겠다고 했고, 큰샘은 탈북청소년돕기 활동을 하겠다고 했지만, 단체의 설립목적과 실제 활동이 배치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각지에서 청년 학생들의 항의 시위행진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승인을 받지 않은 물품의 대북반출'이라며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북전단 살포는 과거 정부시기는 물론 지난해에도 접경지역에서 공식·비공식으로 수십차례 벌어져왔다.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남한을 비난하고 남북관계의 단절을 예고하자 정부가 뒷수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입장변화에 대해 통일부는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정상이 4·27판문점선언을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비롯한 적대행위를 중단한다고 선언한 점, ▲대법원이 2016년 관련 소송에서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고, 공공복리나 현존하고 명백한 지역주민의 위협이 있을 경우는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한 점, ▲대북전단 물품이 종이만이 아니라 쌀, 페트병 휴대용저장장치(USB, 달러, 라디오 등으로 다양화된 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대북전단 물품이 방역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과거와 달라진 사항으로 꼽았다.
과거에는 고발이나 처벌대상이 되지 않던 행위가,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위법행위가 된다는 점에서 소급적용 금지의 원칙을 정부가 위배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법이 없는데 만들어서 과거 행위에 대해 적용하는 것을 소급이라고 하며, 이번 고발건과 관련해서는 이미 법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달리 해석하는 경우라 소급적용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번 고발·법인취소 조치가 향후 대북전단을 살포하고자 하는 단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띠고 있음도 분명히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받고 불법성이 확인되면, 살포행위 단체에 불법성을 인식시키는 효과도 있을거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단체들에게 앞으로의 행위가 불법이 될 수 있다고 알리는 효과도 있고, 그러한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10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서 전단 기습 살포를 대비해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이날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해온 탈북자 단체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강하게 비난하고 남북관계 단절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탈북민단체들은 이달 중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할 것을 예고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25일 대북 전단 100만장을 날려 보낼 것을 예고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이 이미 대북 풍선 10개를 띄울 수 있는 수소가스를 다량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에는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에서 큰샘과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회원들이 쌀과 마스크를 담은 페트(PET)병을 바다에 띄워 북한으로 보내려는 행사를 개최하려다가 주민들에 의해 강제 저지되기도 했다.
김포시 접경지역 주민들은 지난 6일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 살포 등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가 벌어진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저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해 시장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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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은 이후 지난 9일 실제로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비롯한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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