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조선사 노동조합이 사측의 희망퇴직에 반대해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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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편집기획팀장] 조선업의 위기가 한창이던 2017년 4월 대우조선해양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상화때까지를 시한으로 임금반납을 추진했다. 임금반납 동의서를 전 임직원에 받았는데 절차 개시 하루만에 전체 98%가 동의했다. 앞서 1,2년 전부터 일부에서는 이미 임금반납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사장은 전액 반납, 무보수로 일을 했고 임원은 30%에서 40%를, 직원은 10%에서 15%가량을 임금을 반납했다. 2015년 1조1400억 원이던 인건비가 2016년 8500억 원, 2017년 6400억 원으로 줄었다. 2015년과 2017년을 비교하면 2년 만에 인건비가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물론 그 사이 회사를 떠난 직원도 많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 흑자를 냈고 이듬해인 2018년부터는 정상임금을 받게 됐다.


경영의 위기시에는 노사간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적지 않는 기업의 노사가 임금동결과 반납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회사부터 살자, 모두 망하는 길은 피하자"는 취지로 임금반납과 삭감이 잇다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여행업계는 임금반납에 무급휴직, 무더기 폐업이라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고 주력산업군의 대기업에서는 인건비 지출을 줄이는 것만으로 모자라 희망퇴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 혼용돼 쓰이고 있지만 임금을 반납하는 것과 삭감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임금을 반납하는 것은 말 그대로 회사로부터 근로에 따른 대가인 임금을 근로자가 수령한 뒤에 일부를 떼어 회사에 또는 정해진 용처(기부단체같은 곳)에 반납하는 것이다. 회사와 정한 임금수준은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에 임금삭감은 회사아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워, 선지급 후 반납 대신에 지급할 때부터 임금액을 깎아 지급하는 것이다. 삭감에 동의했다면 일정기간 임금수준이 낮아진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임금 반납은 기왕의 근로에 의해 이미 발생된 임금채권(임금, 상여금 등)을 개별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따른 동의를 바탕으로 반납하는 것을 말한다. 장래 근로제공을 예정하고 받을 수 있는 임금을 감액하는 임금 삭감과는 구별된다. 임금 반납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개별 근로자들이 임금 반납의 취지를 인식하고 반납 동의서, 신청서 등을 개별 명의로 작성해야 한다. 둘째, 단체협약에 의한 임금 반납 합의는 효력이 없다. 이는 임금 반납이 이미 조합원 개인에게 귀속된 임금에 대한 것이므로 노동조합이 조합원 개인 재산권을 포기하도록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퇴직금의 사전적 반납 동의는 효력이 없으며 반납한 임금도 평균임금 산정범위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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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삭감은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거쳐 추진된다. 임금 삭감은 장래 일정 시점 이후부터 종전보다 임금을 낮추어 지급하는 근로조건의 변경을 의미하며, 상여금 지급률 축소 또는 기본급이나 각종 수당의 지급 금액을 감액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유의할 점이 있다.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적용 대상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거쳐야 한다. 또한 급여체계의 변경도 임금 삭감이 될 수 있다. 기본급을 줄이고 성과급을 높이는 경우다. 삭감된 임금은 반납의 경우와 달리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퇴직금 산정시 변경된 기준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한다.


임금 반납 또는 삭감 했다면 세금은 어떻게 되고 반납된 돈은 어디로 가나. 월급 100만 원인 경우 10%인 10만 원을 반납하는 것을 가정해 국세청의 설명을 보자. 첫째는 월급 100만 원을 다 받고 10만 원을 반납해 기부할 경우다.회사는 100만 원을 근로자 급여로 보아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되, 근로자가 기부금단체 등에 기부한 10만 원은 근로소득 연말정산시 기부금세액공제 적용된다.


둘째는 100만 원을 받고 이중 10만 원을 회사에 반납하는 경우다. 회사는 100만 원을 근로자 급여로 보아 근로소득세 원천징수(근로자는 반납한 10만 원에 대해서도 근로소득세를 부담)한다. 회사는 반납받은 10만 원을 익금(잡수입 등)에 산입하고, 이 재원으로 일자리 나누기 등에 의해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거나 기부금으로 지출하는 경우 인건비 또는 기부금으로 손금을 인정받는다.


셋째는 100만 원 중 10 만원을 반납(여기서는 삭감이다)하는 경우다. 회사는 실 지급액 90만 원을 근로자 급여로 보아 근로소득세 원천징수(근로자는 반납한 10만 원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액 부담이 없다)한다.회사가 계상한 90만 원은 법인의 손금(인건비)으로 인정하고, 90만 원을 기준으로 퇴직급여충당금을 설정해 별도로 손금을 인정받는다. 회사가 삭감된 10만 원을 재원으로 일자리 나누기 등에 의해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거나 기부금으로 지출하는 경우 인건비 또는 기부금으로 손금으로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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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어려울 때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다. 희망퇴직을 받을 수도 있고 정 안되면 정리해고도 할 수 있다. 임금반납과 삭감도 마찬가지 수단이다. 하지만 이 모두 노사의 고통분담, 정상화 및 위기극복을 위한 공감대, 법률적 분쟁 가능성 등의 제반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되면 신뢰의 위기로 이어져 경영의 위기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이경호 편집기획팀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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