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불확실한 환자 속출…대응체계 확 바꿔야
기존엔 중국으로부터 유입 감시·차단, 확진자 접촉자 관리에 집중
하루새 15명 발병, 지역유행 불가피…조기발견·치료 체계 갖추기로
중앙방역본부, 백신·치료제 개발 논의…대구시, 정부 지원 요청
19일 오전 대구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이미지: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이정윤 기자] 19일 하루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 15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내 확산이 본격화됐다. 증상이 없거나 약한 환자가 감염 여부를 인지하기 전에 지역사회 활동을 하면서 주변에 전파, 불특정 다수의 환자를 발생시키는 형국이다.
방역 당국은 지역사회 감염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초기 단계에서 치료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기존까지는 발병지인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을 차단하고 기존 환자와 접촉자에 대한 관리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언제 어디서든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틀만에 14명 생긴 대구, 지역사회 유행 전조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총 15명이다. 기존 환자 31명을 포함해 국내 환자는 총 46명으로 늘었다. 하루 만에 15명이 넘는 신규 환자는 지난달 20일 첫 환자를 확인한 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날 추가된 31번 환자와 연관성이 확인된 환자만 11명이며 나머지 2명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다. 10명 이상에게 감염병을 옮긴 것도 이 환자가 처음이다. 아울러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20번 환자의 딸도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격리됐다. 11세로 그간 국내 확진자 가운데 가장 어리다. 서울 성동구에서 나온 환자(77ㆍ남) 역시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28번 환자가 확인된 후 엿새간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날 새로 확인된 환자 대부분은 스스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가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한 뒤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광범위한 지역사회 유행을 우려하는 배경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이미 지역사회에 깊숙이 퍼져 있어 대구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역량만으로는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단을 파견하고 필요한 역학조사와 의료 관련 지원, 음압병실 확보, 행정ㆍ재정적 지원과 대책 전환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틀 만에 환자 14명이 발생한 대구시는 비상 대응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수본 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감시망 늘리고, 백신ㆍ치료제 개발도 탄력"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국립보건연구원이 주관해 열린 민관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코로나19 진단제 개발을 비롯해 치료제ㆍ백신 개발 등이 논의됐다. 보건연구원은 방역본부를 이끌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산하 조직으로, 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방역 당국 담당자와 백신학회ㆍ바이오의약품협회 등 민간 전문가가 함께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의료계ㆍ학계를 비롯해 제약ㆍ바이오기업 등이 참여해 항체 자원을 확보하고 치료제ㆍ백신을 개발하는 연구 과제 공모를 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가 사실상 지역사회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오랜 기간 유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성격이 짙다. 계절마다 찾아오는 유행성 인플루엔자(독감)처럼 항시 감시망을 갖추고 환자가 발생하는 즉시 치료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새 감염병으로 사실상 전 국민이 면역력이 없는 만큼 예방접종을 위한 백신 개발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북중미에서 발생한 신종인플루엔자 A/H1N1 2009(신종플루)가 국내로 넘어와 다수 환자를 발생시켰을 당시에도 보건 당국은 환자가 300명을 넘어선 7월 들어 감염병 위기 경보를 경계로 올리면서 피해 최소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후 국내서도 사망자가 발생하자 일선 병ㆍ의원급을 포함한 의료기관이나 거점약국을 중심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도록 하는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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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고위험군이나 폐렴 등 합병증이 우려될 경우 중증환자로 가기 전에 적극적인 처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었는데, 이후에도 환자가 급증하자 모든 급성 호흡기 질환자를 대상으로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더 낮추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역시 현재까지는 원인불명 폐렴 환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고 다수의 민간 병원에서도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되도록 빨리 발견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상태다. 앞으로 환자가 급증할 경우 치료ㆍ처방 분야까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병으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되어있던 교민들이 대통령 전용기(공군3호기)를 이용해 1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으로 도착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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