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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韓 불야성 밤문화…24시간 매장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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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커피 등 프랜차이즈업계, 24시간 매장 줄여…확대 계획 없어
24시간 영업의 대표 편의점, 심야 영업 중단 매장 늘어…"불황·인건비"

사라지는 韓 불야성 밤문화…24시간 매장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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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고깃집에서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취업준비생 강두형(28) 씨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퇴근길 24시간 햄버거 매장에 들러 햄버거를 사먹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주 가던 매장의 영업 시간이 바뀐 이후 기쁨도 사라졌다. 집 앞에 있는 편의점도 올해 초부터 자정에 문을 닫아 요기를 때우는 게 쉽지 않다. 그는 "24시간 매장이 사라지면서 불편한 게 너무 많다"면서 "최근에는 새벽 퇴근길에 속이 좋지 않아 소화제를 사러 편의점을 찾았지만 문을 연 곳이 거의 없어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새벽에도 불을 환하게 켜 놓고 영업을 하는 매장들이 사라지고 있다.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24시간 영업을 속속 포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65일 24시간 동안 불을 밝혔던 편의점마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심야족들을 겨냥해 야심차게 24시간 매장을 늘렸던 프랜차이즈업계도 더 이상 매장을 확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4시간 영업 중단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는 분야는 커피전문점이다. 탐앤탐스의 24시간 매장은 1분기 91개로 2016년 1분기(101개)에 비해 10개 줄었다. 엔제리너스 역시 지난해 63개에서 현재 57개까지 24시간 매장이 줄었다.


엔제리너스 가맹점주는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29.6% 인상되면서 높아진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심야 영업중인 탐앤탐스 매장.

심야 영업중인 탐앤탐스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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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프랜차이즈도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곳이 많다. 롯데리아는 2017년만해도 24시간 매장이 172개에 달했지만 지난해 135개로 줄었고, 올해도 4곳이 영업을 중단했다. 버거킹 역시 2017년 35개에서 현재 19개로 매장이 줄어든 상태다. 맥도날드 역시 2017년 310개에서 현재 300여개로 감소했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각각의 매장 운영 시간대는 상권 및 매출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52시간 근무 시행 및 배달활성화 등으로 앞으로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의 24시간 매장이 더 이상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시간 영업의 대표적인 편의점도 심야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전체 매장에서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은 점포 비율이 2017년 17%에서 2018년 17.7%, 올해 1분기 18.1%까지 증가했다. CU에서도 24시간 미점포 비율은 같은 기간 16%, 17%에서 올해 1분기 20%까지 올랐다. CU 관계자는 "지하철, 오피스가 등 24시간이 불가한 입지점포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마트24의 미운영점 비율은 70%를 넘는다. 2017년 68.2%에서 지난해 77.1%, 올해 1분기 78.4%에 달했다. 이마트24의 경우 '3무(NO 24시간 영업ㆍ로열티ㆍ위약금) 정책'을 오픈 초부터 시작해서 유독 비율이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모습. 기사와는 상관없음.

세븐일레븐 모습.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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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팀장은 "24시간 영업은 서비스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했다"면서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고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수익 창출이 되지 않아 24시간 영업 매장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직장인 최윤아(31) 씨는 "늦은 시간 급하게 약을 사거나 현금을 찾아야 할 때 편의점을 찾는 편인데, 요즘 가는 곳마다 영업을 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계속 24시간 편의점이 사라지면 많이 불편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야간 아르바이트 자리에 대한 하소연도 있다. 대학생 김서우(23) 씨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 제법 돈이 됐는데, 이젠 야간 일자리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읍소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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