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천양현 코코네 회장, 박영선 만나 "케이팝 같은 케이인베스트먼트 필요"

최종수정 2019.05.19 12:18 기사입력 2019.05.19 12:00

댓글쓰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천양현 코코네 회장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코코네 본사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천양현 코코네 회장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코코네 본사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 =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케이팝 같은 '케이인베스트먼트', 즉 한국적 해외투자로 시장을 더 넓히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천양현(53) 코코네 회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이같이 제안했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 롯폰기 소재 코코네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다.


천 회장은 일본 라인의 전신 한게임재팬과 NHN재팬을 설립하며 일본 게임포털 시장 1위에 올랐던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코코네를 설립해 또 한 번의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코코네는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가꾸는 내용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한다.


창업 10년이 흐른 지금, 코코네는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약 400명의 직원이 몸담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27위(GPTW 발표)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1500만명이 코코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월간 실사용자는 100만여명에 이른다. 포케코로ㆍ디즈니마이리틀돌ㆍ센실ㆍ에덴뽀이요 등의 캐릭터로 유명하다.


박 장관은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의 혁신ㆍ성공사례를 공부하고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 및 글로벌 창업 지원정책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날 코코네를 방문했다.


천 회장은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 말 벤처투자사 AG인베스트먼트를 국내에 설립했다. 그는 "투자회사를 차리고 보니 국내투자를 많이 하라고 해외투자에 대한 제한을 많이 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천 회장은 이어 "한일관계가 안좋을 때도 일본에서 열리는 케이팝 공연 티켓은 5분, 10분만에 매진된다"면서 "(해외에 대한 투자가) 결국 다시 돌아오는 것이니 넓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맨 아래)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코코네를 방문해 천양현 회장(왼쪽 맨 아래)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맨 아래)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코코네를 방문해 천양현 회장(왼쪽 맨 아래)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코코네를 설립한 이후 천 회장이 마주한 가장 큰 위기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천 회장은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고 여진이 하루에 60~70회씩 일어났다"면서 "지진이 났다고 일본을 떠난다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천 회장은 이후 동일본 대지진으로 특히 크게 피해를 입은 센다이 지역을 도울 방법을 궁리한 끝에 아예 그 곳에 지사(디자인스튜디오)를 세웠다. 코코네는 이 곳과 함께 교토 디자인스튜디오, 서울 글로벌오피스, 중국 상하이 마케팅스튜디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영미권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다. 박 장관은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은 위기 때 떠나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특히 코코네 업무공간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재기발랄함에 주목했다. 곳곳에 위치한 휴게공간 등이 복도에 텐트를 치고 직원들이 쉬도록 한 페이스북 본사, 이동로를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구글 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직원들한테 잘해주는 것이 이런 기업들의 공통점"이라면서 "직원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국내 기업들이 많이 배우면 좋겠다"고 했다. 코코네는 업무공간 만큼이나 넓은 식당과 일과중 상시 이용할 수 있는 체력단련실을 갖추고 있다. 남극기지 셰프 출신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지도록 했고, 챔피언 출신의 복서를 초빙해 코칭을 제공하기도 한다.


천 회장은 "사람한테 잘해줘봐야 다 나간다, 그러면 어쩌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경험이 부족하고 용기가 없어서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43세에 코코네를 세웠다. 그는 "벤처ㆍ스타트업이라고 하면 20~30대를 많이 떠올리는데 저는 40대에 더 잘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자기가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알고 인적 네트워크가 큰 사람들이 하면 더 잘하지 않겠나. (정부도) 이들을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코코네 본사 식당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한 중기부 관계자들과 천양현 회장 등 코코네 임직원들이 모여 오찬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 롯폰기에 있는 코코네 본사 식당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한 중기부 관계자들과 천양현 회장 등 코코네 임직원들이 모여 오찬을 하고 있다.



일본은 스타트업이 기업이나 국가의 신성장 동력이라는 인식 아래 지원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2017년에 일본 정부가 내놓은 '미래투자전략'은 대학 등 연구기관, 대기업, 정부와 스타트업의 제휴를 통한 혁신의 선순환을 목표로 한다.


중기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일본 벤처캐피탈(VC)의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44.9% 증가한 1237억엔이었다. 투자 건수는 23.3% 증가한 751건이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핀테크, 헬스케어 등이 일본에서 특히 유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도쿄 =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