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꽃가루에 에취!
-봄만 되면 재채기·콧물·코막힘·가려움…성별·나이 불문하는 만성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코점막이 다양한 물질에 과민반응
-4~5월 봄철 환자 급증
-코감기와 혼동하기 쉽지만 발열·오한 없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직장인 이경선(31)씨는 꽃 구경은커녕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달갑지만은 않다. 몇 년 전부터 봄이 되면 코가 간지럽고 콧물이 줄줄 흘러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해 방치했지만 매년 같은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더니 알레르기 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활짝 핀 벚꽃에 다들 마음이 들떠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다양한 원인 물질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비염을 단순 코감기로 착각해 방치하면 축농증, 중이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0일 최명수 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체질적인 병이라 쉽게 완치되진 않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받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증가…감기로 오인하기 쉬워=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따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으로 반응하며 특정 물질에 코 점막이 자극받았을 때 생긴다. 정상인의 코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지만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코는 이를 유해한 물질으로 인식해 모든 방어 작용을 한다. 계속되는 재채기, 물처럼 흐르는 콧물, 반복되는 코 막힘, 가려움증이 그 결과다. 귀 주위가 가렵거나 눈 또는 입천장이 가려워 긁기도 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비듬, 심한 일교차 등으로 다양하다. 영양 부족, 스트레스, 비타민 결핍, 면역기능 저하 등도 영향을 준다. 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50%, 둘 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70~80% 정도 자녀에게 해당 질환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13년 596만8000명에서 2017년 689만명으로 약 15.5%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환자는 전체 인구의 10~2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주로 4~5월 증가하다가 6월 감소하고 8~9월 다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요즘과 같은 봄에는 나무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4~5월이 증상이 가장 심한 시기다. 지난해 기준 월별로는 2월 157만888명이었던 비염환자 수는 3월 175만7063명, 4월 184만4048명까지 훌쩍 뛰었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환절기 코감기로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감기는 비염과 달리 열을 동반한 두통, 근육통이 발생하고 콧물이 진하며 그 양이 점점 많아진다. 발열, 오한 등의 별다른 증상 없이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박일호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ㆍ두경부외과 교수는 "대부분 처음에는 비염인줄 모르고 주로 코증상이 동반되는 감기에 걸린 것으로 오해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콧물, 코막힘, 코 또는 인후의 가려움증, 재채기, 후각저하 등의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비염과 같은 만성비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확한 원인 찾기가 우선=알레르기 비염은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위협적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증상에 따른 불편과 고통이 동반되고 지속될 경우 업무 또는 학업 능률이 저하된다. 수면의 질도 낮아져 졸음과 피로를 유발한다. 게다가 알레르기 비염 환자 대부분이 알레르기 천식, 두드러기, 접촉성 피부염을 동반하는 만큼 체계적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다.
알레르기 질환 치료는 크게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치료요법으로 나뉜다. 원인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회피요법은 이상적으로 보이나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를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집먼지진드기처럼 실내에 존재하는 원인들도 농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출 수는 있지만 완전히 제거하기란 힘들다.
약물치료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핵심이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등 주요 증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꽃가루 등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소량부터 점차 용량을 늘려 체내 투여하는 면역치료법도 있다. 알레르기 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우수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에 적절한 방법으로 시행돼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예방법이 달라진다. 집먼지진드기나 애완동물이 원인인 경우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의 경우 베개와 침대 매트리스를 커버로 감싸고 침구류나 인형 같은 천으로 된 완구류는 55도 이상의 온도로 자주 세탁한다. 진드기 구충제를 사용하거나 카펫과 같은 진드기 서식 장소를 없애고 청소 시 헤파 필터를 사용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의 털, 비듬 항원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이라면 반려동물을 일주일에 최소 2회 샴푸 목욕을 시켜주면 좋다.
꽃가루가 원인이면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계절에 의해 생기는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이 생기기 1~2주 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적으로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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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숙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하게 잘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며 "증상을 참고 방치하면 나중에 치료가 어려워지는 만큼 초기에 의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일호 교수도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인이 되는 항원 종류와 증상의 지속 유무 등에 근거해 개인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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