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2분기도 비상…반도체가 실적 악화 주도

먹구름 몰린 여의도 증권가/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해 2분기 기업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슷한 감소세다. 특히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라 전기ㆍ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이 56%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0조1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달 전에 비해 9.33% 하향 조정된 수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전기ㆍ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3396억원으로 56.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들 업체가 전체 실적 감소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어 2분기 실적 전망치는 현재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 업체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0조57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달 전 컨센서스에 비해 8.61% 하향 조정된 수치다. 19개 업종 중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음식료품, 섬유ㆍ의복, 종이ㆍ목재, 운수장비, 유통업,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등 7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18%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감소폭이 가장 크며 전기ㆍ전자(53.83%), 의료정밀(53.01%)이 뒤를 이었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 와 SK하이닉스 가 코스피 전체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연초 대비 52.8% 하향 조정되면서 코스피 전체 전망치도 25.8% 낮아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5일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망치를 하회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2조원, 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60.4% 감소했다. 그동안 가파른 하향 조정을 겪고도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올 연초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원이었고 6개월 전 전망치는 15조6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나머지 종목의 하향 조정폭은 12%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1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할 경우 2분기 전망치에 대한 추가 하향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1분기 실적 전망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남은 종목이 모두 전망치를 달성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수치"라면서 "최근 하향 조정 추세를 고려하면 실제 실적은 이보다 더 안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2분기 실적 전망치도 기업들이 전망치를 충족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수치이기 때문에 달성 가능성은 낮다"면서 "특히 1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할 경우 2분기 전망치는 추가 하향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