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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와이파이부터 에로까지, 쓰레기통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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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거리의 씹던 껌을 붙이는 보드. 껌쓰레기통 대신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런던 거리의 씹던 껌을 붙이는 보드. 껌쓰레기통 대신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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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쓰레기통이 도시 미관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쓰레기통을 예쁘게만 만들어서는 별로 효과가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일정한 기능이 들어간 쓰레기통이 아니면 눈길을 끌지 못합니다. 도시 미관을 위해 예쁘게 디자인된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이야기지요. 쓰레기통 기능 변신의 대표 도시는 런던입니다. 런던의 골칫거리는 담배꽁초와 껌입니다.

런던 도심에서는 노란색 상자를 간혹 발견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 노란상자는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입니다. 자세히 보면 노란상자 위쪽에 "누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아래에 '메시'와 '호날두'라는 보기가 있고 각각 이름 아래 구멍이 뚫려있는데 자기가 선호하는 선수이름 아래 꽁초를 넣는 것입니다. 일부 팬들은 담배꽁초를 주워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이름에 투표를 한다고 합니다.


길바닥에 붙어있는 껌딱지를 사라지게 하기 위한 노력도 눈물겹습니다. 성인 키만한 보드를 세워두고 바닥에 씹던 껌을 버리지 말고 보드에 붙이라는 캡페인도 벌이고 있습니다. 점선 모양으로 껌을 붙이면 공중전화 부스모양이 되거나 그 동네에서 유명한 사람의 초상화가 완성되는 식입니다.

보드에 써진 글귀들도 절절합니다. "껌 하나 사는데 3펜스, 그러나 치우는데는 1.5파운드, 이 보드에 있는 모든 껌을 치우는데는 700파운드 이상 든다....빌리어스가의 유명한 얼굴에 붙여라. 누구게?" 등등 보드에 씌인 글만 읽어도 런던시가 껌딱지로 얼마나 속을 썩이는지 알 것 같습니다. 매년 런던 길거리에 버려지는 껌의 무게가 공중전화 부스 8개의 무게와 같다고 합니다.


이 두 쓰레기통은 영국의 환경단체 '허법(Hubbub)'이 만들었습니다. 이런 쓰레기통 근처에서 허법 회원들이 캠페인을 벌이면서 사람들의 경각심을 갖게 되고, 실제 담배꽁초와 씹던 껌을 마구버리는 행동도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넣을 때마다 유명 포르노 여배우의 섹시한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속옷만 입은 포르노 여배우의 짧은 동영상을 보여주는 에로쓰레기통. [사진=SOD]

사람들이 쓰레기를 넣을 때마다 유명 포르노 여배우의 섹시한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속옷만 입은 포르노 여배우의 짧은 동영상을 보여주는 에로쓰레기통. [사진=S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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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와이파이(Wi-fi) 쓰레기통'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넣으면 LED 화면에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주는데 15분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 쓰레기통은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에 설치돼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 쓰레기를 넣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멕시코에서도 개 배설물을 쓰레기통에 넣으면 공원 내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쓰레기통이 2012년 설치된 바 있고, 독일은 2006년 독일월드컵 때 발로 쓰레기를 차서 넣을 수 있는 쓰레기통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AV(Adult Video) 왕국 일본의 참신한 발상도 주목할만 합니다. 최근 일본 도쿄 중심가에 불법 쓰레기 투기를 막기 위한 '섹시한 쓰레기통'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쓰레기통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넣을 때마다 유명 포르노 여배우의 섹시한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속옷만 입은 포르노 여배우의 짧은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은 쓰레기 투기가 극심한 도쿄 시부야 거리입니다. 쓰레기통에는 쓰레기 크기 감지 센서가 내장돼 버려지는 쓰레기의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에로틱한 음성이 흘러 나온다고 합니다.


포르노물 제작업체 소프트온디맨드(SOD)가 만든 쓰레기통인데 쓰레기를 버리려는 남성들 때문에 시부야 거리 한쪽에서는 하루종일 포르노 배우들의 코맹맹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입해보면 어떨까요? 쓰레기 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예 쓰레기통이 없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지요. 발상의 전환은 행정에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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