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대체 누가”…캠퍼스는 ‘취업전쟁’ 중
청년 실업률 18년 만에 최고치 기록…취업 스트레스 연말에 더 커져
취업난에 로스쿨·대학원 진학 증가…일부는 도피성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승진 기자] “도대체 취업은 누가 하는 건지….”
지난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만난 4학년 김모(25·여)씨의 말이다. 취업을 위해 2년 동안 휴학했다는 그는 그동안 인턴 경력을 쌓고, 자격증을 따고,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그러나 이번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선 단 한 곳도 합격하지 못했다. 김씨는 “부모님한테 죄송한 마음만 들 뿐”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 10월 청년(15~29세)실업률 8.6%로 동월 기준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던 가운데 최근 대학교 캠퍼스는 연말을 앞두고 취업 전쟁이 한창이다.
이날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에서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취업스터디를 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경영학과 4학년 유모씨는 “아직 공채 진행 중이거나 기말고사 기간 중에도 채용 진행되는 곳들이 있어 학교 시험공부만 하고 있을 수 없다”며 “막차를 잡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공강 시간엔 4학년 3명이 모여 취업 정보를 공유한다. 1주일에 1시간씩 두 번 모인다”고 얘기했다.
동대문구 경희대 중앙도서관에는 적막감이 돌았다. 많은 학생들이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지만, 곳곳에서 어학 서적을 보는 등 취업관련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영어영문학과 4학년 이모씨는 “일반 기업 수십 곳을 지원했는데 면접까지 간 곳도 별로 없다. 졸업 후 취업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방학 동안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설명했다. 중앙도서관 불빛은 밤에도 환하게 어둠을 비추고 있었다. 취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각 대학교 캠퍼스 도서관이 1년 365일 꽉 차는 건 일상이 됐다.
심지어 졸업생들도 캠퍼스에 나와 취업 준비에 매진한다. 1년에 1~5만원 정도를 내고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이화여대 졸업생 또 다른 김모(26)씨는 매일 오전 9시면 학교 도서관으로 향한다. 그는 “학교 아닌 어딘가에서 취업 준비를 하기가 어렵다. 취업 스터디를 해도 학교에서 찾는 게 가장 좋고 빠르다”며 “돈도 별로 안 나가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스터디원 구한다는 글이 하루에도 여러 개 올라온다.
계속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 때문에 대학원이나 로스쿨 진학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나온다. 올해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자는 1교시 기준 9400명이었다. LEET가 처음 치러진 2009학년도 응시생 969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8105명보다도 약 1300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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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물리학과 3학년 허모씨는 “간혹 한두 명은 취업 대신 도피를 위한 목적으로 로스쿨에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얘기했다. 한 사립대 취업진로처 관계자도 “통계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진 않았지만 취업 대신 로스쿨 등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5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말이면 취업 스트레스는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직장인 및 대학생 1292명을 대상으로 ‘연말 스트레스’에 대해 조사한 결과 67.7%가 ‘연말 들어 특히 빨리 취업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과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대학생이 71.8%로 높게 나타났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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