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RS 평가서 1년새 69 계단 추락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직원 구속 영향 탓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전 세계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사회적책임(CSR) 평가에서 삼성전자의 순위가 전년 대비 69계단이나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톱 100' 순위에서 탈락 위기에 몰린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도 크게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19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최근 발표한 '2017 글로벌 CSR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89위를 차지했다. RI는 매년 '글로벌 기업 CSR 순위'를 발표한다. 기업 지배구조와 윤리경영, 사회적 영향, 근로자 복지 등을 기준으로 CSR 점수를 매기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100대 기업 순위가 만들어진다.
총 15개국에서 17만여건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진 이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총점 100점 기준 64.5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69.8점으로 20위를 차지했다. 100대 기업 중 1년새 하락폭이 가장 컸다. 국내 기업으로는 ㈜LG가 65.9점으로 삼성전자에 앞서 76위에 올랐으며, 현대차가 63.9점으로 9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16위, 2015년 20위를 기록하며 최근 수년 동안 꾸준히 30위권 내를 기록해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발표한 기업 평판 지수서도 49위에 그치며 지난해 대비 42계단 가까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2017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윤리경영 교육 이수자 수는 21만명으로 전년 19만명 대비 약 2만명이 늘었고 내부에서 집계한 윤리경영 위반사례 제보 건수는 628명으로 전년 903명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CSR 활동에 사용된 금액은 지난해 약 4448억원으로 전년 5231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임직원 봉사 시간은 1인당 평균 3.51 시간으로 전년 3.21 시간 대비 늘었다. 대표 CRS 사업인 스마트스쿨 역시 관련 비용은 줄었지만 누적 수혜자 수가 140만명으로 전년 66만명 대비 2배를 웃돌았고 스마트스쿨 관련 프로그램 수도 3231개로 증가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순위가 급락한 배경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직원들이 구속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는 "삼성의 순위 하락은 지난해 갤럭시 노트7의 발화 문제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스캔들에 연루되며 명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 구현한 기업으로는 덴마크의 완구업체인 레고 그룹이 손꼽혔다. 뒤를 이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월트디즈니, BMW 그룹, 인텔, 보쉬, 시스코, 롤스로이스 에어스페이스, 콜게이트 등이 10위내에 포함됐다.
지난해 7위에 올랐던 애플은 총기 테러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거부한 것이 부정적 평가를 받아 49위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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