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2분기보다 나아질까=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1%였다. 지난해 말 우리 경제가 바닥을 찍을 때의 우려에 비하면 상당히 괜찮은 실적이다. 그러나 2분기에는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수출과 건설투자가 부진했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수출이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건설투자 성장률도 0.3%에 그쳐 1분기(6.8%)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특히 토목건설은 도로, 철도 등을 중심으로 5.4% 감소했다.
성장률을 집계하는 한국은행은 최근 연이어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국회 현안보고에서 하반기 추경 집행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3%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추경 집행으로 3%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던 것과는 다른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성장률 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평균 0.77% 정도는 증가해야 한다"며 "수출과 건설투자 등 주요 분야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11조원 추경, 효과 낼까= 정부는 추경 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석 전까지 추경의 70%인 6조7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조규홍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8월 집행하기로 계획했던 추경 4조2000억원 대비 2000억원 초과한 4조4000억원을 지난 23일까지 집행했다"며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마중물인 추경이 적극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경 효과가 연내에 그리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추경이 집행된 이후 3~6개월은 지나야 효과를 내는 데다 연말 재정절벽을 막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란 얘기다. 정부는 매년 재정 조기집행을 통해 상반기에 재정 투입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4분기에는 풀 예산이 없어지고, 이를 감안해 이런저런 이유로 추경을 편성하는 일을 매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압력과 중국의 경제보복도 변수다. 지난달에도 미국에 대한 수출은 자동차, 차부품을 중심으로 추세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어 언제든 한국은 물론 중국 등과의 통상마찰이 확대될 수 있다. 또 미·중 갈등이 커지면 우리 수출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된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긴장 상태에 있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을 이유로 한국이 통상압력이나 경제보복을 받을 수 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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