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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기술유출 우려 도시바, 최태원 'MBO 작전'에 마음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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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한·미·일 연합, 도시바 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SPC 설립 지분 51%만 인수…경영진 매수 방식으로 도시바·일본 설득
SK하이닉스는 자금 융자 방식으로 참여할 듯…R&D 분양 다양한 협업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은 것은 도시바와 일본 정부가 아쉬워하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반도체 기업 웨스턴디지털과 브로드컴,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초 일본 언론들은 브로드컴과 미국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을 유력한 후보로 꼽아왔다.

하지만 막판에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INCJ가 주축이 된 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베인캐피탈이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인수 상황을 둘러보기 위해 일본을 찾기 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면서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을 넘어 조금 더 나은 개념에서 워치(예의주시)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미 그 무렵 최 회장의 심중에는 점령군의 인수합병(M&A)이 아닌 동반자적 지분인수 전략이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미일 연합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 메모리 사업 부문의 지분 51%를 인수하되 나머지 지분은 현 경영진이나 도시바 본사가 갖는 '경영자 매수(MBO)' 방식을 제안했다. SK하이닉스는 SPC 지분을 확보하는 대신 자금융자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용 보장과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도시바 경영진과 일본 정부를 설득하는 데 주효했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의 '협업'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도시바 입장에서도 MBO 방식으로 지분을 매각할 경우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면서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원전 사업으로 인한 7조원의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도시바는 건실한 메모리 사업부를 통째로 해외 기업에 넘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미일 연합이 제안한 방식은 전체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직접 인수가 아닌 만큼 SK하이닉스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개념을 처음 개발한 곳으로 다수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도시바가 계속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 지형도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36.7%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바 17.2%, 웨스턴디지털 15.5%, SK하이닉스 11.4%, 마이크론 11.1%로 뒤를 잇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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