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의 도시 뭄바이에는 국내외 경제인들이 모여들며 도심지의 30평형대 아파트 임대료가 월 500만원을 넘어섰지만 이마저도 구하기 어렵다. 1인당 연평균 소득이 2000달러 이하인 나라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지금의 인도다. 2014년 5월 집권한 모디 총리는 세제개혁에 이어 화폐개혁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에 2014년부터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를 넘어서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부상했다.
현재 인도의 국토인프라 종합 충족도는 우리나라의 약 62%로 낮은 편이다. 행정수도인 뉴델리와 경제수도인 뭄바이를 잇는 고속도로나 철도 등 간선교통망의 충족도 역시 한국의 55%에 불과하다. 공항과 항만인프라의 충족도는 우리의 약 20%대에 머문다. 인도 전체 대외 물동량의 70%를 소화시켜야 하는 뭄바이 항만의 하역처리 능력은 부산항의 27%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 전력은 대도시와 산업단지에서 필요한 만큼 쓴다고는 하지만 연간 50억kW의 전력을 수입해야 할 만큼 전력난이 극심하다. 도시 인구 비중이 약 33%로 낮지만 2010년부터 매년 2.4%씩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인프라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도 당장의 도시인프라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라는 게 현지에서 내린 결론이다.
인도 인프라 시장을 외면했던 국내 건설업체의 생각이 바뀌어야 함을 현지 체험을 통해 확인했다. 지금의 인도는, 차세대 중국이나 2014년 이전의 인도가 아니다. 인도 시장은 알면 알수록 기회가 넓어지지만 중국 시장은 알면 알수록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는 게 통설이다. 인도는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대우가 적고 문화를 수용하는 것도 중국보다 훨씬 유연하다.
해외인프라 시장은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 대항전으로 변했다. 국가와 기업이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된 것이다. 이제 해외인프라 시장은 청년들에게 무한한 도전의 무대가 될 것이다. 투자개발형 해외인프라 시장은 지혜와 지식이 총동원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건설이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해외인프라 시장을 넓혀가야 할 시점에 도달해 있다.
이복남 아시아인프라협력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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